멋쟁이 신세대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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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신세대 스님들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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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미국 내 한국불교

미국 동부 메사츄세츠 주 보스톤에서 한 시간 거리, 그리고 바로 옆에 오래된 도시인 우스터가 있는 팩스톤이라고 하는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서운사.

인근에는 공원이며, 호수가 곳곳에 있고 숲 사이로 난 자동차길을 가로지르는 사슴이며, 오리떼도 간간이 볼 수 있다. 널찍널찍한 잔디 위에 그림같이 지어진 집들이 아름다움을 넘어 평화로움을 더한다.

2년 전 인근의 업톤에서 서운사가 이곳으로 이사올 때만 하더라도 마을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집에 이상한(?) 종교단체가 들어오나 싶어서 마을사람들이 항의도 했다. 그러나 타운지에 스님들의 이야기가 소개되고부터는 오히려 서운사가 마을에 있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고 한다.

신도보다 아이들이 더 많아요

서운사에는 현재 네 분의 스님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신 서광 스님,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세광 스님, 그리고 초등교육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특수아동교육학을 공부한 현성 스님(7살에 부모님을 따라 이민, 흔히 이민 1.5세대라고 칭하며 1.5세대 중에는 최초로 출가한 한국스님. 현재 하버드대학 도서관에서 근무), 그리고 현수 스님은 현재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너무나 좋아하는 현성 스님과 현수 스님은 아이들(주로 교포 2세들)을 저학년과 고학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부처님 말씀을 들려주고, 명상을 가르치며, 또 한편으로는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한글공부와 수학공부, 그리고 영어문법 등을 가르친다.

이번 여름에는 매주 법회를 갖고, 2박 3일 캠프도 마련했다. 여름방학이 긴 데다가 대부분 맞벌이 젊은 부부들인지라 박물관 견학, 동물원 관람, 놀이동산 함께 가기 등 부모들이 미처 해주지 못하는 일들을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다.

법회시간은 엄숙하면서도 신명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영어가 더 익숙하기에 주로 영어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자연스레 한국말 통역도 함께 해주고 있다. 전체 앞에 서보는 연습이나, 자기 표현법, 그리고 대화법을 구체적으로 학습하는 장이기도 하다.

스님이 무엇인가를 질문하면 손을 번쩍번쩍 드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대답을 할 때에도 정말 당당하고 분명하다. 대화를 통해 자신감 넘치게 자기를 제대로 표현하는 연습은 서운사에서는 아주 기본이다. 히히… 호호… 하하… 한참을 웃고 떠들며 놀던 아이들도 “메디테이션 포지션(meditation position)!” 하는 스님의 한 마디에 일체 입을 다물고 가부좌를 한 채 살며시 눈을 감고 근엄한 표정까지 짓는다.

멋쟁이 신세대 스님들

스님들은 놀이 속에서 드러나지 않게 공부를 하고 질서를 배우며 화합하고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설법도 한다. 현성, 현수 두 스님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비디오장난감 가게를 들러 요즈음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늘 탐색하고 스타들에 대한 분석도 한발 앞서서 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스님들이 매우 스마트(smart)하고 젠틀(gentel)하다고 생각하며 스님들에 대해 대단한 프라이드(pride)를 가지고 있다. 서운사 법당 아래층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천국이다. 서운사에서는 제일 좋은 대형TV와 DVD, 스피커들이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의 신명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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