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무섭다 그 인연의 세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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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무섭다 그 인연의 세계가
  • 관리자
  • 승인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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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 이야기

불교 와의 인연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자니 좀 싱거운 것 같아 날짜를 차일피일 미루다 가만히 그 인연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대학시험에 본고사 즉 주관식 문제가 있어, 수학시간의 경우 매일 매일이 지옥이었다. 선생님들은 1분단 2분단 식으로 아이들을 다 불러 칠판의 문제를 풀게 하시고 문제를 못 풀고 칠판만 쳐다보고 있으면 손으로 뒷통수를 한 대씩 치시면서 “야 너 창경원(그 때는 창경궁이 동물원으로 더 유명했다)에 가면 곰들이 형님 오셨냐고 하겠다.” 혹은 “아이구 니네 어머니 너 낳고 드신 미역값 아까워서 어떡하냐?” 등등 교단 위의 한 바탕 연극이 공부 잘 하는 녀석은 축제요, 준비 안 한 녀석들은 도살장과 같았다.

어느 날 내 차례가 왔다. 그 날 공교롭게 문제가 어려워 한참을 헤매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뒤에서 손이 날라와 그 반동으로 내 머리가 칠판에 부딪혀 버렸다. 나는 아프고 창피해 미치겠는데 그 선생님 왈 “어라 이 녀석 머리는 목탁소리가 나네? 아주 속이 비었구나. 이름도 경상도에서는 택자 발음이 안되 승탁이라고 할 텐데 너는 앞으로 목탁이라고 해라.”라며 아이들을 다 웃겨 놓으셨다.

그 순간 내 별명은 목탁이 되어버렸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목탁으로 불리우고 재수생 시절 조계사 옆에서 학원을 다니면서 간혹 절 마당에 가곤 했다. 대학시절 종로 3가 대각사라는 곳에서 불교 교육을 한다고 어머니한테 말씀 듣고 법문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는데,“아! 절도 요즘은 교회 흉내 내느라고 스님이 연설을 하시는데 무슨 소리인 줄 하나도 모르겠다.”라는 느낌밖에 없었다.

그러다 잠실에 불광사라는 절을 짓는데 시주하면 좋다고 해서, 혹시 복좀 생기는 것이 없나 해서 절에 시주하고 절에다가 내 이름 석자를 새길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그 때가 태어나서 제일 좋은 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시주책을 들고 다니면서 여자애들한테 1000원씩 내라고 해서 권선문을 들고 다닐 때 였으니까…. 사실 웬 남자가 귀찮게 하니까 뭣도 모르고 돈 낸 아가씨들 지금쯤 그 복을 다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는 1983년 어머니 아버지보다 나를 사랑해 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마음이 허전했고 학교 서클룸을 기웃거리다 불교 학생회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처님도 계셨지만 스티로폴에 장판까지 있어 드러누워 잘 수 있는 유일한 서클 즉 법당이 있는 서클(동아리)에 가입했다. 반야심경과 초발심자경문을 주며 공부하라고 했지만 졸업할 때까지도 나는 반야심경을 외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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