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세계] 진각어록(眞覺語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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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세계] 진각어록(眞覺語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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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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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세계

이규보(李奎報)가 찬술한 『조계산제이세고단속사주지수선사주증시진각국사비명병서(曹溪山第二世故斷俗寺住持修禪社住贈諡眞覺國師碑銘幷書)』**에 따르면, 국사의 휘는 혜심(慧諶, 1178~1234년)이고, 자는 영을(永乙)이며, 스스로 무의자(無衣子)라고 불렀다 한다. 속성은 최씨이고, 이름은 식(寔)인데 나주 화순현 사람이다.

24세에 진사 시험에 합격하고 태학에 들어갔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보조국사를 참하고 26세 때 출가하였다. 28세 때 심인을 전수 받은 이후 둘째, 셋째 거듭 심인을 인가 받았다. 33세(1210년)에 보조 국사가 입적하였다. 그 뒤를 이어 수선사(修禪社) 제2세가 되었다.

저서로는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 30권, 『심요(心要)』 1편, 『조계진각국사어록(曹溪眞覺國師語錄)』 1권, 『구자무불성화간병론(狗子無佛性話揀病論)』 1편, 『무의자시집(無衣子詩集)』 2권, 『금강경찬(金剛經贊)』 1권이 전하고 있고, 『선문강요(禪門綱要)』 1권이 있었다 하나 전하지 않는다. 어록에는 상당법어(上堂法語) 64종, 시중(示衆) 20종, 소참(小參) 12종, 실중대기(室中對機) 11종, 수대(垂代) 7종, 하화(下火) 12종, 법어(法語) 32종, 서답(書答) 11종이 수록되어 있으며, 3종의 게송과 24종의 선화를 담고 있는 「진각국사어록보유」 등이 있다.

『구자무불성화간병론』은 선문 화두의 대표격인 구자무불성화를 참구하는 데 있어서 수도상의 병폐를 지적하고 있다. 화두의 십종병(十種病)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무의자시집』은 혜심의 시를 모아 엮은 책이다.

『선문염송』은 1226년(고종 13년) 겨울에 조계산 수선사에서 문인인 진훈 등과 함께 선문의 고화 1,125칙과 이에 관한 모든 선사들의 염·송 등을 합하여 30권으로 만든 책이다.

한국 선종사에서 혜심의 공로는 간화선을 확립한 것에 있다. 특히 간화선에서 그 기초가 되는 신심을 강조하여 조사의 문을 얻는 것은 오직 신심에 있고, 따로 방편이 없다고 하였다.

마음이 부처임을 믿는다는 것도 마음뿐만 아니라 온갖 존재가 그대로 하나의 동일진성임을 굳게 믿은 연후에 화두를 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화두를 강조하면서 성적등지(惺寂等持)의 상태를 중시하였다. 따라서 화두를 참구하고 있는 상태가 곧 망상을 떠난 상태이며, 망상을 떠난 상태가 그대로 성성적적의 상태가 된다는 점에서 혜심의 성적등지와 간화일문은 더 이상 별개의 방편문이 아니다.

이것은 성적등지문과 간화경절문을 별개의 단계로 설정하고 있는 지눌의 경우와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혜심 간화선의 특색으로는 지눌의 삼종문에 있어서 최상근기를 위한 간화경절문으로서의 입장을 떠나 대중화된 간화일문을 일구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지눌을 완전히 배격한 것이 아니라, 지눌의 삼종문을 간화일문에 잘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혜심이 간화선법을 일상화시킨 근저에는 곧 무심(無心)이 있었다. 혜심은 무심한 후에도 간화를 해야 하며, 또한 간화를 통하지 않고는 무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혜심은 간화선 수행에 필요한 몇 가지 방안과 주의해야 할 점들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 실천도가 곧 실참실오(實參實悟)이다. 실참실오를 위해서는 『구자무불성화간병론』에서 설한 10종병을 여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당 법문

上堂云 記得 古人道 識得衣中寶 無明醉自醒 百骸俱泯散 一物鎭長靈 只今說法聽法 歷歷孤明 勿形段者 豈不是一物 曹溪喚作本來面目 臨濟呼無位眞人 石頭謂之庵中不死人 洞山指曰 家中不老者 皆此一物之異名也 只者一物 求之而不得 棄之而不離 動念卽乖 擬心卽失 才退步 便相應 只是不肯退步 才放下 便安樂 只是不肯放下 所以道 取不得 捨不得 不可得中只鹿得 卓柱杖云 伏惟尙饗

상당설법하였다.

“옛말에 ‘옷 속에 감추어진 보배를 얻으면 무명의 잠에서 저절로 깨어난다. 백골은 모두 흩어져도 일물(一物)은 신령스러이 떨쳐 일어난다.’고 하였다.

지금 법을 설하고 법을 들으며, 우뚝하고 두렷하여 모양으로 나타낼 수도 없는 바로 이것이 그 일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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