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중국편 22.키질 17굴
상태바
[사진으로 보는 불교미술] 중국편 22.키질 17굴
  • 이기선
  • 승인 2007.09.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편 22.원숭이왕의 본생 - 키질석굴 제17굴의 벽화
제 17굴 主室前壁入口上部 · 窟頂前部

  그림은 「육도집경(六度集經)」제 6권 정진도무극장(精進度無極章)에 있는 「원숭이왕의 본생<大猿本生>」이야기를 소재로한 본생도이다.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라밀다(婆羅密多, Paramita)를 뜻 옮김 한 말로서 도피한(到彼岸)과 같은 뜻이다. 풀어서 말한다면 보시(布施) · 지계(持戒) · 인욕(忍辱) · 정진(精進) · 선정(禪定) · 지혜(智慧)의 여섯 가지 바라밀을 행하여 생사(生死)의 바다를 건너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진도무극장(精進度無極章)은 6바라밀 가운데 정진바라밀에 관한 인연설화(因緣說話)를 이야기하고 있다.

 예전에 보살이 원숭이의 왕이 되어 5백의 원숭이가 따랐다. 그 때 가물어서 여러가지 과실이 넉넉하지 않았다. 이에 먹을 것을 찾다 원숭이의 왕이 그 무리들을 거느리고 과수원에 들어가서 과실을 따먹었다. 이를 본 과수원 지기가 이 사실을 위에 알리니 왕이 엄밀하게 지키어 원숭이 무리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하였다.

 그 나라의 왕성(王城)은 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물로 막혀 있었다. 이 모든 사실을 안 원숭이왕은 슬퍼서,『내가 무리의 어른이 되었으니 무리들의 화와 복이 내게 달렸는데 과실을 구하여 목숨을 건지려다가 도리어 무리들을 그르쳤도다.』하고 그 무리들에게 칡 넝쿨을 구해오라고 일렀다.

 원숭이 무리들이 칡 넝쿨을 구해가지고 돌아오니 그것을 이어서 긴끈을 만들어 그 한 끝을 큰 나무가지에 매고 또 한끝은 원숭이왕 자신의 허리에 매고 나무에 올라가서 몸을 날려 저쪽 나무가지를 휘잡았으나, 칡 넝쿨 끈이 짧았기 때문에 몸뚱이가 그만 늘어져 매달리게 되었다.

 하지만 원숭이들에게 재촉하여 빨리 칡넝쿨을 타고 건너가게 하였다. 무리들이 다 지나가고 나자 원숭이왕의 두 겨드랑이가 찢어지면서 물가 언덕에 떨어져 기절했다가 깨어났다.

 새벽에 국왕이 순시하다가 원숭이왕을 잡으니 그것이 능히 사람의 말을 하였다.

 머리를 두드리고 스스로 말하기를,『야수가 삶을 꾀하여 나라의 혜택을 믿고 왔다가 때마침 가뭄이 들어먹을 것이 없사오매 나라의 과원(果園)을 침범하였습니다. 이 죄는 나에게 있아오니 나머지 원숭이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벌레같은 몽뚱이의 썩어질 살이오나 가히 임금님께 바치면 하루 아침의 반찬이 될까 하옵니다.』하였다.

 왕이 우러르며 탄식하였다.

『짐승의 우두머리도 몸을 죽이어서 무리들을 건지니 옛 성현의 넓은 어짐이 있거늘 나는 사람의 임금으로서 어찌 능히 이만도 못하냐?』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원숭이왕의 묶은 것을 풀고 안전한 땅에 놓아 주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