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가 깃든 산사 기행/영월 태백산 보덕사(報德寺)
달 밝은 밤 자규새 울면
시름 못 잊어 누대에 기대었네
네 울음 슬퍼 내 듣기 괴롭구나.
네 소리 없으면 내 시름 없을 것을
이 세상 괴로운 이에게 말을 보내
권하노니(寄語世上苦勞人)
춘삼월 자규루에는 삼가 부디
오르지 마소.(愼莫登春三月子規樓)
5월의 이른 아침, 절마당까지 들어와 동그는 산새소리에 눈을 떠보니 보덕사(報德寺)의 아침이 참 청량하다. 지난 밤 늦도록 잠 못들어 뒤척인 까닭이 비운의 소년 국왕 단종을 그토록 애닯게 했던 소쩍새 때문인지 머리 속에 담아둔 세상사 때문인지, 이 아침은 그 가늠마저 절 구석구석을 매만지는 햇살에 기대어 내려놓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보덕사는 어제 둘러본 보덕사가 아니다. 불두화 가득 핀 도량은 어제보다 훨씬 넓고 우람하게 솟은 극락보전은 그 위세가 당당하다. 이렇다 할 복원불사 없이도 이만한 터전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 어디 있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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