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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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7.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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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 - 새롭게 다가온 의미

문고리는 문을 여닫고 잠그는 데 쓰는 쇠고리를 말한다. 이 문고리가 열려야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출입할 수 있다. 문고리를 사용하지 아니해도 살 수 있는 사회는 짐승의 세계이다. 짐승은 인간과 같이 문고리를 채울 만한 주택이나 생활문화를 발전시키지 못했다.
짐승의 세계는 문고리가 없기 때문에 내것 네것이 없고 감각적으로 활동하는 공동의 공간이다. 인간에게 문고리가 있다는 것은 자기 자신만의 생활을 위한 공간 확보 때문이다. 문고리 안은 본인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개개인의 절대 소유 공간이다.
수많은 아파트의 출입문, 일반주택, 공공건물 등 인간이 이용하는 소유부분에 따라 문고리가 달려 있다. 주인 이외에는 문고리를 따서는 안 된다. 주인 이외의 사람이 문고리를 딸 때에는 실례이고 위법이며 문고리에 대한 폭력이다.
이와 같은 문고리는 밖에서 잠그지만 눈에 뵈지 않는 마음의 문고리는 안에서 잠근다. 안(마음)에서 꽉 잠갔기 때문에 안에서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밖에서는 절대로 열 수가 없다. 억지로 열게 하려면 물리적 힘이 필요하다. 강요에 의해서 문을 열면 타의적 자백이기 때문에 진실성이 없다.
교만하고 독선적이고 이기적 인간은 마음의 문을 좀처럼 열려고 하지 않는다. 겸손하고 이해심이 있고 협동심이 강하여 베풀고자 하는 인간은 언제나 마음의 문이 열려 있고 수용의 태세가 갖추어져 있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부부간, 형제간, 동서간, 친구간, 상하간 등 수많은 대인관계에서 서로 문이 열려 있어야 의사와 감정 소통이 된다. 소통이 되어야 사랑과 이해가 오가게 되고 서로 염려하고 베풀고 협조하게 된다. 봉건 농경 사회에서는 계급 제도의 계율과 통제에 의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참는 것이 미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목소리를 참지 않는다. 그리고 필요한 목소리는 내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그만큼 손윗 사람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권력적, 직선적, 지시적일 때가 윗사람 노릇하기가 수월하였으나 도도하게 흘러가는 평등의 거센 물줄기는 말없이 바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역사이다. 윗사람은 언제나 덕을 갖추어야 한다. 덕이 있어야 사람이 따른다. ‘덕불고 필유인(德不孤 必有隣) 「논어(論語)」’이라 하였다. 덕 옆에는 많은 사람이 붐비게 되어 있다.
인간은 개개인의 역할과 능력을 바탕으로 한 조직 위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정은 가정대로 직장은 직장대로 조직된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 의무를 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원만한 인간관계에서 덕을 베풀 때에 그 권위는 주위에서 자연적으로 세워주는 것이다. 물질문명의 핵가족 제도에서 태어난 오늘날의 젊은이들의 의식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만연되어 좀처럼 폭넓은 마음의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실과 성실, 정직과 양심이 문을 열라고 조를 때에는 아무리 괴롭고 어려워도 문을 열고 환영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 것이다. 그러나 부정과 불성실·비양심·비도덕적인 것이 문을 열라고 강요할 때에는 과감히 뿌리치는 용기와 지혜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문고리 관리를 잘 해야 된다. 문고리 관리를 하는 데 따라서 올바른 인간 행세를 하느냐 못 하느냐가 달려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자신을 옳게 다스릴 수 있으면 그 자신의 생은 성공의 길을 걸을 것이다. 인간이 사는 과정은 자기 자신과의 투쟁이다. 소아(小我)와 대아(大我)와의 투쟁이다. 자기 자신에게 이기기 위해서 수양하고 심신단련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한시도 방임할 수 없는 조심스럽고 어려운 존재임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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