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전과 법문을 통해서 불교를 알게 되고 또 많은 것을 얻어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삼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한문 경전과 대승경전이 매우 난삽하고 부담이 되어 그 진의를 깨닫기가 어렵다. 이에 이른바 초기경전이라 일컫는 아함경에 있는 짤막한 세존의 법문을 통해 현실과 현대인의 갈등을 관조해 보고자 한다. 문답 형식의 게송 가운데 번개처럼 스치는 인정과 지혜가 있다.

  세존께서 마가다의 라자가하에 있는 베누바나에 계시던 어느 날, 밤늦도록 거니시다가 발을 씻으시고 방에 드시어 선정에 드셨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마왕이

 「고타마는 지금 밤늦도록 경행을 하더니 방에 들어가 몸을 바로하고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기었구나. 내 가서 방해를 하리라.」

  고 마음먹고 소년으로 변신하여 세존 앞에 이르러 말했습니다.

 『공중을 멋대로 치닫는 마음이야 말로 길게 쳐놓은 줄 그물, 내 그 그물로 그대를 얽어매리라. 그대는 이 그물을 피하지 못하리라.』

  세존께서는 마왕 파순의 짓임을 알고 계시었다.

 『세간에서 말하는 오욕과 그리고 뜻<意>에서 이미 영원히 떠났다. 일체의 고통을 끊었고 나는 이제 바라는 바도 없다. 마음<心>도 뜻<意>도 식<識>도 삭이었다. 파순이여, 나는 그대를 안다. 어서 여기를 떠나거라.』

  세존의 말씀에 파순은 풀이 죽어서 「세존은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도다.」하면서 괴로워하며 총총히 그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울타리 없는 허공을 내닫듯이 잠시도 쉬지 않고 미치지 않는 곳 없이 번져갑니다.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해서 분방(奔放)하게 치닫습니다.

  이 마음, 뜻이라고도 하고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마음이야말로 그냥 놓아버리면 우주 공간보다도 더 부풀기도 하고 때로는 겨자씨보다도 작게 위축되기도 해서 이를 다스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내 마음」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내 마음이며, 내 마음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지만 내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니 주인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8만 4천이나 되는 세존의 법문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이 「마음 다스리는 법」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뜻<意>이란, 범어 manasam의 번역이며, 영어의 mind와 비슷한 뜻의 낱말입니다. mind는 기억·의견·의지·마음·정신·지력(知力)·이성(理性)·기분·마음의 주인인 사람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뜻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엄밀히 의미의 마음<心>과 뜻<意> 그리고 아는 바<識>를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