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감사합니다.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합장 삼배하고 일주문을 나서며, 다시 한 번 경내를 둘러보며 생각해 봅니다.

제가 십 년 전 부처님 법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있었을까... . 주위에 기도해 줄 줄 아는 부모형제 하나 없이 아마 죄 많고 한 많은 중음신이 되어 구천을 헤매고 있겠지.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저는 부처님 법에 인연된 것에 더없이 감사드리며, 매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살고 있습니다.

불교를 잘 알지 못했을 때는 미신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일 년에 한 번 절 에 가면 절은커녕 건방지게 앉아서 '우상이야, 나는 나중에 성당이나 교회에 갈 거야.' 하는 생각을 하고 무엇이 그리도 잘났었는지 아상이 하늘에 닿아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연 복 짓 는 일은 하지 않고 교만하고 시기하고 욕심내고 성내고, 사치하고...

죄 받을 짓만 골라 했으니 그 모든 업이 병마로 찾아 들었습니다. 잠시 근육통을 오진하여 주사를 잘못 맞아 근육 결핵이 되어 삼 년 동안의 투병 생활을 하고서야 부처님 법을 만났 습니다. 친구의 권유로 삼천배하는 절에 인도되어 삼천배 단 한 번으로 부처님의 가피를 받 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적으려면 주어진 지면이 모자라 생략하고, 그로부터 친구를 따라 절을 찾기 시 작했습니다.

절에 출퇴근하며 아침, 저녁예불은 물론 각종 산하단체법회에 참석하여 법문을 들으며, 미신 이라고 생각했던 불교가 가장 합리적이고 대단히 훌륭한, 과학적이고 세계적인 종교라는 것 이 가슴에 닿으면서 머리 좋은 사람들이나 외울 수 있을 것 같던 천수경, 다라니 등을 외우 며 당당하게 각종 법회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육신의 병을 고쳐주신 부처님께서는 법당 안에서도 가장 훌륭한 선지식인 도반들을 인연지 어 주시며, 동참 기도와 경 읽기 등 일 년 삼백육십오 일 하루 한시 부처님을 떠나서는 살 지 않게 잡아 주셨습니다. 앉으나 서나 다라니 진언 외우고 경 읽고 절하며 참회하고 방생 하며 철야 정진하고 야외 법회에 동참해 야단법석에서 듣던 큰스님들의 환희스러웠던 설법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