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슈 있수다] 야단법석엔 괘불이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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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슈 있수다] 야단법석엔 괘불이 제격
  • 최호승
  • 승인 2021.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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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슈 있수다] 

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매주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이번 주 이슈
1. 큼지막한 불화, 괘불
2. 탑돌이와 뮤지컬 콜라보

지난 수다에서 가을, 국화와 단풍 그리고 축제 수다를 떨었는데요.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보통 사찰이 문을 여는 날을 기념하는 개산대재에 괘불이 등장하는데,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랄까?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 수다는 큼지막한 불과, 괘불이에요. 탑돌이라는 종교의례와 뮤지컬의 콜라보(collaboration, 목표를 달성하고자 일시적으로 함께하는 작업)가 있다고 해서 그 소식도 준비했어요.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부처님은 거인?
대형 불화 내거는 사찰들

해남 미황사 괘불재에 내걸린 괘불.
해남 미황사 괘불재에 내걸린 괘불.

10월엔 유난히 문을 연 천년고찰이 많아요. 이를 기념해서 개산대재를 하는데, 대형 불화인 괘불을 내걸고 법석을 여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개산대재뿐만 아니라 10월에 개최하는 축제에서도 괘불을 걸고 괘불재가 특화된 사찰도 있어요.

괘불이 대체 뭐야?
괘불(掛佛)은 ‘걸 괘(掛)’와 ‘부처님 불(佛)’자를 써요. 걸어놓는 부처님 그림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5, 6m에서 크게는 14m에 달하는 초대형 걸개그림이 괘불이에요. 한 마디로 대형 불화랍니다. 우리나라에 약 80여 점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한 번 움직이려면 10~20명이 들어야 해요. 대형 불화를 많이 보유한 전통은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해요. 괘불대에 반듯이 세워 걸어두면 허공에 부처님이 나타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유명한 괘불이 있어?
유명하기보다는 가장 오래된 괘불로 나주 죽림사에 있는 1623년에 제작된 조선 시대 괘불인 ‘죽림사세존괘불탱(보물 제1279호)’을 예로 들어요. 4년 뒤인 1627년에 제작된 화엄사 영산회상도 역시 오래됐고요. 영주 부석사 괘불은 1649년, 청주 보살사 괘불은 1653년, 곡성 도림사 괘불은 1684년에 제작된 영산회상도라고 하네요. 1745년 제작된 통도사 관음보살 괘불과 구례 천은사에 있는 미타회상도도 유명한 괘불이라고 해요.

어마어마한 크기의 괘불은 장정 여럿이 들어야 옮길 수 있다. 미황사 괘불 이운 모습.
어마어마한 크기의 괘불은 장정 여럿이 들어야 옮길 수 있다. 미황사 괘불 이운 모습.

그럼 괘불재는 뭐야?
야외에 괘불을 걸고 하는 의례이자 성대한 야외법회에요. 사실 절에는 불보살을 모신 법당이 있고 거기서 법회를 여는데, 야외에서 법회 열기도 해요. 법회에 참여할 사람이 많거나 특수한 곳에서 법회를 열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인데, 이를 *야단법석이라고 해요. 축제적인 성격도 있다는데, 괘불을 건 도량을 중심으로 춤과 음악, 의식 등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져서 그래요.

*야단법석(野壇法席) : 부처님이 설법하기 위한 야외 법석. 설법을 듣고자 수많은 사람이 모이면 떠들썩 하는데, 여기서 ‘시끄러운 모습’의 뜻이 나옴.

괘불을 거는 이유가 있어?
*영산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영산회상도를, *예수재나 *수륙재를 올리고자 할 때는 *명부시왕도 등을 내걸어요. 예부터 제천행사나 마을공동체의 향수가 괘불재의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공동체 의식과 공동 축제로서의 성격이 살아 있다는 거예요. 개인의 영혼을 구제하는 의식을 넘어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의식이라서 괘불을 건다는 거죠.

*영산재(靈山齋) :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49재의 한 형태이며 2009년 9월 30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죽은 영혼 천도를 위해 행하는 불교의식. 부처님이 영산에서 행한 설법인 영산회상을 재현한다는 상징적 의미의 법회.
*예수재(預修齋) : 살아 있는 동안에 공덕을 미리 닦아, 사후에 지옥 등 고통의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극락에 왕생하고자 하는 신앙에 따른 불교의식.
*수륙재(水陸齋) : 물과 육지를 헤매는 영혼과 아귀를 달래고 위로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불교의식.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 영축산에서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설법한 모습을 묘사한 불화
*명부시왕도(冥府十王圖) : 지옥에서 죽은 자의 죄를 심판하는 19명의 왕을 그린 불화.

통도사 개산대재에 걸리는 괘불.
통도사 개산대재에 걸리는 괘불.
2019년 내걸린 화엄사 괘불 영산회상도. 올해는 모사도가 아닌 진본이 걸릴 예정이다.
2019년 내걸린 화엄사 괘불 영산회상도. 올해는 모사도가 아닌 진본이 걸릴 예정이다.

직접 볼 수는 없어?
괘불을 볼 기회는 아주 적어요. 일단 너무 커서 펼쳐 보이기가 어렵고, 문화재인 경우가 많아 보존과 관리 차원에서 꺼내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괘불재로 유명한 내소사가 괘불재를 중단했다고 하네요. 괘불재를 한다고 해도 대부분 모사도가 걸리는 이유이기도 해요. 하지만 1년에 한 번 괘불이 거는 절이 있어 흔치 않은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답니다. 1년에 한 번 여는 개산대재와 괘불재에요.

추천하는 곳이 어디야?
날짜별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을 추천하려고 해요. 화엄사는 10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2021 화엄문화축제’에서 괘불재를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1627년 제작한 영산회상도가 걸려요. 이번엔 모사도가 아니라 진본이 나온다고 해요. 10월 2일 오전 10시까지 화엄사에 가셔야 이운식까지 눈에 담을 수 있어요. 매년 개산대재에서 괘불재를 하는 통도사도 꼭 찾아보세요. 통도사성보박물관장 송천 스님이 1년에 걸쳐 완성한 통도사 괘불(보물 제1351호)의 모사도를 처음 공개해요. 10월 9일 오전 9시 30분 부도전 앞에서 이운식이 있습니다.

괘불재로 널리 알려진 내소사와 미황사도 빼놓을 수 없죠. 내소사는 문화재 관리와 보존 차원에서 괘불재를 중단했고, 미황사는 올해도 열릴 예정이에요. 10월 23일에 괘불재를 하는데, 코로나19 시국이라 주지스님 염려가 크다고 하네요.

두 번째 이슈 있수다 : 석공의 마음
탑돌이와 뮤지컬 <리파카 무량>

월정사 탑돌이. 보름달 아래 등 밝힌 대중들의 탑돌이가 탑을 장엄하고 있다.
월정사 탑돌이. 보름달 아래 등 밝힌 대중들의 탑돌이가 탑을 장엄하고 있다.

언뜻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 탄생해요. 불교의례이자 민속인 탑돌이가 뮤지컬 <리파카 무량>이라는 현대공연 문화로 재탄생한다고 해요. 상상하기 어려운 만큼 기대가 큰데요, 불광미디어가 읽기 좋게 정리했어요. 연출가 박칼린 감독의 종교도 살짝 공개합니다.

무슨 일이야?
월정사에서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여는 ‘2021 오대산 문화축전’에서 뮤지컬을 공개한다고 하네요. 단순한 뮤지컬이 아니라 사리탑과 월정사 탑돌이에서 영감을 받은 뮤지컬이라고 해요. 게다가 <남자의 자격> 합창단 지휘자로 대중에게 알려진 유명한 연출가이자 음악감독 *박칼린이 진두지휘하는 뮤지컬이에요.

*박칼린 : 음악감독이자 연출가. 대표작으로는 <명성황후>, <카붐>, <아이다>, <시카고>, <사운드 오브 뮤직>, <노틀담의 꼽추>, <미녀와 야수>, <오페라의 유령> 등 뮤지컬이, <가스펠>, <불의 가면>, <맥베스>, <여자의 선택> 등 연극이 있다.

탑돌이가 뭔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정리된 내용을 전할까 해요. 탑돌이는 스님이 탑을 돌면서 부처님의 큰 뜻과 공덕을 노래하면, 신도들이 뒤를 따라 등을 밝혀 들고 탑을 돌면서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의식이에요. 훗날 민속놀이로 변천됐고요.

월정사 탑돌이.
월정사 탑돌이.

월정사 탑돌이는?
월간 「불광」 고정 연재였던 ‘불교무형문화 순례’에 월정사 탑돌이가 소개된 적이 있어요. 요약하자면 『삼국유사』 「김현감호조(金現感虎條)」에 김현이라는 총각과 어떤 처녀가 탑돌이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해요. 『화엄경』에서는 “탑돌이를 할 때는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아야 한다(右遶塔廟 遶塔三匝)”고 했고, 『사분율』에서는 석가모니가 수행하던 시절에 마가다국의 왕이 그의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았다고 했어요. 『우요불탑공덕경』에는 수명을 연장하고, 내생에 극락에 태어나고, 온갖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등 38가지 탑돌이 공덕을 전한다고 하네요.

강원도무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된 월정사 탑돌이는 그 전통을 계승하고 있어요. 스님들이 대중들과 사물과 범패를 하면서 탑 앞에 모이는데, *향탕수를 *오방에 뿌려 의례 공간을 정화하고 삼귀의를 해요. 나비춤과 범패, 승무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탑을 중심으로 원을 이뤄 모든 대중이 세 번 돌면서 저마다 바람과 공덕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소원지를 태운 뒤 탑돌이를 회향해요.

*향탕수(香湯水) : 관불 할 때 쓰는 향을 달인 물.
*오방(五方) : 동서남북 사방과 중앙.
 

월정사 탑돌이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리피카 무량'을 연출하는 박칼린 감독.
월정사 탑돌이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리피카 무량'을 연출하는 박칼린 감독.

탑돌이가 뮤지컬이 가능해?
모두가 궁금한 부분이에요. 박칼린 감독은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의 의뢰에 1998년에 썼던 대본 <탑>이 떠올랐다고 해요. 소설 ‘무영탑’을 읽고 썼던 대본인데 발전시켜 다른 작품으로 무대에 올렸지만, 박칼린 감독은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하네요. 사실 박칼린 감독도 월정사 탑돌이를 어떻게 뮤지컬 어법으로 담아낼지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어요. 그래서 탑을 세우고 탑돌이로 회향하는 이야기에서 돌을 고르고 깎는 청년 석공의 마음이 다다르는 과정을 따라가는 뮤지컬로 만든다고 해요.

박칼린 감독이 불자야?
엄밀히 말하면 그렇진 않아요. 박칼린 감독은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어릴 때 할머니가 부산 금정산 금어암을 소유하고 있었다네요. 그래서 주말마다 금어암에서 지냈고, 그림 그리던 스님들과 놀았다고 해요. 집안은 불교이지만 개인적으로 불자는 아니에요.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종교를 배제하지 않는 신념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불교에 친근한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뮤지컬 <리파카 무량> 내용이 궁금해
뮤지컬 제목 ‘리파카(Lepaka)’는 산스크리트어에요. ‘석공’이란 뜻이죠. <리파카 무량>은 오래전 가상의 불교국가에서 벌어지는 석공 ‘무량’과 최고 통치자인 ‘혜류여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돼요. ‘무량’이 험난한 수행의 길을 걸으며 최고 석공 장인이 되기까지 여정, 아버지 뒤를 이어 일찍 왕위에 오른 ‘혜류여왕’이 반대파로부터 왕권을 지키며 역사에 길이 남을 사리탑을 세우는 이야기라네요.

월정사에 가면 볼 수 있어?
그럼요. 다만 뮤지컬 <리파카 무량>은 2023년에 완성될 작품이에요. 그래서 이번 오대산 문화축전에서는 쇼케이스 공연으로 만날 수 있어요. 쇼케이스 공연에서는 ‘무량’, ‘혜류여왕’, 무량의 스승 ‘백산’의 뮤지컬 넘버를 비롯해 12명의 무용수가 함께 참여하여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해요. 뮤지컬 배우 신성수가 ‘무량’으로, 김소향이 ‘혜류여왕’으로, 황성현이 ‘백산’으로 연기하고요. 시간은 10월 9일 오후 3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앞이에요.

아시다시피 모든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해요.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약간 달라질 수도 있고요. 그럼 다음 수다를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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