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제자 이야기] 가전연 존자2
상태바
[10대제자 이야기] 가전연 존자2
  • 이미령
  • 승인 2019.03.27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전연_일본 흥복사 소장.

|    제자의 꿈, 스승의 위로

부처님 일대기에 등장하는 왕들은 부처님에게 우호적이어서, 자신의 영토에 부처님 같은 귀한 분이 머무시도록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정반대인 왕도 있습니다. 서인도에 자리한 아반티국의 악생왕(惡生王)입니다.

가전연 존자는 바로 이 나라의 수도 웃제니에서 태어났습니다. 존자의 아버지가 악생왕의 신하였다고 하지만 악생왕은 가전연 존자가 스님이 되어 나타나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를 괴롭힙니다. 삭발한 스님만 보면 기분이 나쁘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입니다.

가전연 존자의 제자인 사라나 스님은 이웃 나라인 우다나국의 왕자 출신으로서 가전연 존자를 스승으로 모시며 열심히 수행하였습니다. 아직은 깨달음의 가장 낮은 경지에도 이르지 못했지만 언제나 숲속 나무 아래에서 좌선을 하며 지내고 있었지요. 어느 날, 악생왕이 아름다운 여인들을 거느리고 그 숲으로 놀러 나왔습니다. 미녀들과 웃고 떠들고 즐기다 지친 왕은 잠이 들었고, 여인들은 자기들끼리 숲을 산책하기로 했지요.

그런데 숲속으로 조금 더 들어갔을 때 나무 아래에서 고요히 참선하고 있는 사라나 스님을 발견했습니다. 스님은 참선에서 깨어나 자신을 둘러싼 아름다운 여인들과 인사를 주고받은 뒤 부처님 가르침을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왕과 함께 쾌락의 시간을 보내던 여인들은 스님이 들려주는 맑고 청량한 법문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한편, 잠에서 깨어난 악생왕은 주변에 아무도 없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미녀들을 찾아 숲을 헤매던 왕은 나무 아래 젊은 스님이 미녀들에게 법문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왕의 심사가 뒤틀려져 버렸습니다. 어딘가 우아하고 귀족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젊은 비구 스님도 비위 상했고, 자신만을 우러르며 복종하던 미인들이 홀린 듯 그 스님 이야기에 빠져버린 모습은 더더욱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왕은 여인들을 제치고 스님 앞으로 나아가 물었습니다.

“너는 최고의 성자인 아라한인가?”

젊은 스님은 대답했습니다.

“아직 아라한의 경지에 들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왕은 그보다 아래 단계인지를 물어봤고, 스님은 솔직하게 자신은 아직 그 어떤 성자의 단계에도 들지 못한 초보 수행자라고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왕은 다시 물었습니다.

“좋다. 성자의 단계에는 아직 발을 들이지 못했다면, 수행하는 자가 처음에 익혀야 할 부정관은 얻었는가?”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