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밝히는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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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밝히는 촛불
  • 관리자
  • 승인 2007.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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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心 詩心

 사람살이의 주체는 ' 나 ' 다. 이 ' 나 ' 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하여 배움도 필요하고 수련도 필요하다. 내가 있음으로 해서 나를 둘러싼 모든 대상의 사물이 형성된다. 이 모든 사물의 실체를 이해한다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나를 이해하는 작업이 된다. 그러면 나의 실체를 이해한다는 것이 바로 모든 사물의 본체를 이해한다는 것이 된다. 석가모니께서 ' 오직 나의 존재 ' 를 말씀하신 것도 이런 뜻으로 이해해 보면 어떨까.

 이 말은 극히 평범하나 깨닫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세상살이의 그 누가 ' 나 ' 를 모른다 하랴. 그러니 범상하게 이해한 ' 나 ' 는 이기적인 나에 머무르고 만다. 모든 사물의 대상 속에서 이해한 ' 나 ' 는 나 이자 동시에 저 대상물의 대상으로서의 나 가 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주체일때는 주변의 사물이 나의 대상물이지만, 주변 사물을 주체로 놓으면 나는 주변 사물의 대상이 된다. 여기에 물아일체요 망아의 경지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리와 이타는 둘로 떨어져 있는 사실이 아니라, 한 사실로서 표리의 대칭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자리는 이타를 위한 전제요 이타는 스스로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을 위하여 하는 일이 많지도 않으려니와 설혹 남을 위하여 봉사한다 하여도 그 행위 자체에서 남을 위한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실천에 진실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수가 많다. 그것이 남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할때, 그 행위에는 진실성이 있고 이 진실성은 곧 바로 적극적인 능동적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송나라 때 자수회심선사 (慈受懷深禪師 ; 1077 ~ 1132 ) 의 시는 이런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아 흥미롭다.

 모든 일 조용히 물러나

조는 듯 쉬는 것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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