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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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봄바람
  • 관리자
  • 승인 2007.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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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이른 새벽 학교에 가는 골목에 들어서면 선이는 으례히 손수레를 끄는  짐꾼 할아버지를 만난다고 했다. 그렇게 이른 새벽에 할아버지는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 짐을 부탁할 손님을 기다린단다.

 금년들어 가장 사납고 매운 추위가 며칠 계속되던 어제도 그 할아버지는 이른 새벽부터 짐짝을 기다리고 계셨다. 날씨 탓인지 「엇취엇취」하는 할아버지의 음성이 오늘따라 신음처럼 들려왔고, 이윽고 냉랭한 목소리는 발길을 더욱 무겁게 하더라는 것이다.

 선이는 매일 아침 그 이른 시각에 할아버지의 짐수레에 짐이 실리는 것을 본 일이 한번도 없다는 것이다.

 며칠 전 예산 광시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다녀가셨기 때문에 제 할아버지만 같이 생각되더라고ㅡ. 그래서 광시 할아버지께 편지를 썼었단다.

 겨울이 깊어짐으로 눈은 자꾸 내리고, 짐꾼 할아버지의 검정 야전잠바 위에 떨어지는 목화송이가 점점 무거워만 보이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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