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관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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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관찰하라!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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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간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가을마저 지나고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이제 한 달여 뒤면 내년이 되니, 『금강경』의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이 실감납니다. “일체의 모든 유위법이 꿈・환영・거품・그림자와 같고,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다. 응당히 이와 같이 관해야 하느니라.”는 뜻입니다.

 
 
| 어떻게 사는 게 진정 잘사는 삶인가?

‘일체유위법’에서 유위법有爲法이라는 것은 무위법無爲法과 대조가 되는 말로서, 애착으로 생겨난 모든 존재를 말합니다. 여기서의 ‘법’은 법칙의 ‘법’이 아니고 ‘존재’라는 뜻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분석의 대가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몸뚱이와 마음을 분석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분석해 보니까 75가지 구성요소(담마)로 나누어집니다. 담마를 한문으로 법이라고 풀이했는데, 존재를 구성하는 요소를 말합니다. 우리의 몸뚱이든 마음이든, 지구든 우주든, 모든 존재들은 마치 몽·환·포·영과 같고 로와 전과 같다는 것입니다. 몽夢은 꿈이요, 환夢은 허깨비, 포泡는 물거품, 영影은 그림자이며, 로露는 이슬, 전電은 번갯불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존재는 몽(꿈), 환(허깨비), 포(물거품), 영(그림자), 로(이슬), 전(번갯불)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 6가지의 공통점은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순간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간밤에 꿈을 꾸었다하더라도, ‘그 꿈을 내놓아 봐라’ 하면 밖으로 내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가슴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마디로 애매한 것입니다. 이렇게 실체는 잡을 수 없지만, 현상으로서는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정확하게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불교는 관찰의 종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응작여시관! 금강경 사구게의 핵심으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인데, 여기서도 가장 핵심적인 한 단어를 뽑는다면 바로 관觀입니다. 관을 해야 합니다.

관이란 관찰하라는 말입니다. 잘되면 잘되는 대로 관찰하고,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관찰하고, 성질나면 성질난다고 관찰하고, 우울하면 우울하다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차츰 관찰자의 입장에 서게 됩니다. 몸뚱이가 죽더라도 ‘아무개 몸뚱이가 타고 있구나’ 하고 자신의 몸을 관찰할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윤회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태어나면 태어났다고 관찰하고, 늙어가면 늙어간다고 관찰하고, 병이 들면 병이 들었다고 관찰하고, 죽으면 죽는다고 관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관’입니다.

삶의 진정한 의미는 관찰에 있습니다. 어떻게 사는 게 진정 잘사는 삶인가? 부자가 되는 게 잘사는 것인가? 공부를 잘하는 게 잘사는 것인가? 진정으로 잘사는 것은 관찰을 잘하는 것입니다. 부자가 되든 가난하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일이 잘되든 안 되든, 그냥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삶, 이것이 바로 잘사는 삶입니다.

관찰을 통해서 삶을 업그레이드upgrade시킬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관찰하는가? 몸뚱이의 무상함을 관찰하고, 마음의 일어남・사라짐을 관찰하고 관찰자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몸뚱이는 계속 변합니다. 바람이 한 바탕 불면 낙엽이 후루룩 다 떨어집니다. 얼마 안 가 완전히 다 떨어질 것입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법문! 자연을 보고 있으면, 이보다 더 훌륭한 설법은 없습니다.

제행무상을 터득하게 되면, 제법무아諸法無我를 터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열반적정涅槃寂靜을 터득하게 됩니다. 불교는 이 삼법인三法印의 도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출가는 제행무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래서 몸뚱이는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고, 마음은 생겨나서 머물렀다 변화해서 사라지고, 우주는 형성되어 머물렀다 무너져서 텅 비게 된다는 이것이 바로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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