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원천, 정보의 바다로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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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원천, 정보의 바다로 뛰어들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2.02.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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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옷고름을 고쳐 매다

대장경의 리뉴얼
고려대장경은 천년 전인 1011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지난 천년 동안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데 필요한 목판과 원전原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였다면,
앞으로의 천년은 정보전달 매체의 기능을 넘어 진리의 원천으로서 대장경이 담고 있는 정보를 나누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누구나 쉽게 열어보고 활용할 수 있는 고려대장경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그릇에 옮겨진 대장경
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말에서 문자로, 인도에서 중국 등으로 전해지면서 만들어졌다. 먼저 중국 북송北宋의 개보판대장경(971~983년)으로 조성되었고, 고려 초조대장경(1011~1087년)으로 이어졌다. 그후 거란과 금金나라, 일본까지 전해져 대장경이 만들어졌고 활자대장경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러한 대장경이 20세기 말부터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만났다. 미국 버클리대학교의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는 1993년부터 고려대장경연구소가 시작한 디지털 대장경의 전산화 작업을 보고, “경전을 목판으로 새기기 시작한 지 천년이 지난 후, 이 시대의 불교 관계자들이 최신 기술과 방법으로 새로운 그릇에 옮겨 담는 일을 하게 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도 목판이나 활자 대장경보다 몇 백 배 더 활용하기 쉽게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바로 대장경의 리뉴얼renewal이라 할 수 있다. 리뉴얼이란 말은 원래 회복, 재생, 경신을 뜻하는 것으로 새로이 하거나 새로 꾸밈을 뜻한다. 그것은 단순히 오래되었기 때문에 새롭게 단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의 시대에 알맞게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리뉴얼이란 단어를 상용화한 웹디자이너 캐머론 몰Cameron Moll은, 리뉴얼에 있어 현재와 다른 디자인을 하는 것이 언제나 더 발전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것처럼 생각되는 경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래를 바라보는 눈을 가진 이는 화려한 치장을 위해 콘텐츠Contents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오히려 콘텐츠의 중요성을 직시하며 최소한의 개발에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이렇듯 리뉴얼의 핵심은 바로 콘텐츠에 있다. 콘텐츠의 중요성은 지난 2000년대부터 강조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고려대장경의 리뉴얼 역시 2011년 한 해 동안 더욱 주목받았다.
우리나라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선생은 “신라 1,000년이니 조선 500년이니 하는 시간은 아주 극히 드문 예로, 흔히 한 왕조는 100단위로밖에 계산이 안 되는데 우리나라의 왕조가 1,000단위로 계산되는 것은 바로 국력을 넘어선 불력佛力, 문화의 힘, 종교의 힘이다. 몽고군의 무력보다 우리는 더 긴 시간 동안 문화의 소프트 파워로 국난을 극복한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러한 대장경은 고려시대에 의천 국사와 수기 대사 등 고려인들에 의해 처음으로 리뉴얼되었고, 다시 20세기에들어와 고려대장경연구소에 의해 디지털 고려대장경이란 모습으로 전환되었다.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인접 학문과의 통섭
대장경의 리뉴얼은 크게 보면 목판과 인경본(인쇄본)으로 된 고려대장경이 디지털로 전산화된 것이라할 수 있다. 초조대장경의 전산화는 1232년 몽고의 침략으로 소실되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던 초조대장경의 복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대장경의 모든 계보系譜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들었다.
여기에 앞으로 불교계와 학계 등의 노력이 덧붙여질 때 불교학, 인문학, 철학, 예술과 문학 등 불교와 연관된 모든 학문의 문헌과 자료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에서 직간접으로 연결될 수 있는 통합의 단계로 다시 리뉴얼될 것이다. 그 형태는 2011년 9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와 같이 대장경을 보유하고 있는 여러 국가와 민간기관이 공동 협력하는 방식으로 제작하거나, 인터넷상에서 중요한 허브Hub로 자리 잡고 있는‘위키백과’와 같은 기존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외에 대장경 리뉴얼의 세부 내용으로는 디지털 대장경의 구성과 내용, 대장경의 색인 등을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각기 특징을 포함하고 있는 초조와 재조대장경, 고려 교장敎藏의 원본 이미지와 내용, 인터넷 서비스 방식에 이르기까지 대장경에 관한 것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전환하거나 재구성하는 데 있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 콘텐츠로서의 아날로그 대장경과 이를 전산, 정보화한 디지털 대장경을 결합한 디지로그Digilog 대장경으로
활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대장경 전산화의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교정 작업에 투입되는 노력과 비용 절감, 각국의 디지털화 작업 결과
의 공유로 디지털화의 중복성을 배제해야 한다. 트리페디아[Tripedia-대장경의 영역英譯인 트리피타카Tripitaka와 백과사전의 엔사이클로피디아 Encyclopedia를 합친 용어] 구상을 원용한 교류와 통합, 충돌과 습합 등과 같은 방식이 자유롭게 일어날 때 디지털 대장경의 미래도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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