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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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 불광출판사
  • 승인 2010.10.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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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의 행복한 시 읽기

벌새

김선태



벌새는
1초에 90번이나 제 몸을 쳐서
날개를 지우고
공중에 부동자세로 선다
윙윙,
날개는 소리 속에 있다

벌새가
대롱꽃의 중심(中心)

기다란 부리를 꽂고
무아지경 꿀을 빠는 동안
꼴깍,
세계는 그만 침 넘어간다.

햐아,
꽃과 새가
서로의 몸과 마음을
황홀하게 드나드는
저 눈부신 교감!

(靜)과 동(動)

(動)과 정(靜)

저렇듯 하나로 내통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허공의 정물화 한 점
살아있는 정물화 한
(點)
.

- 시집 『살구꽃이 돌아왔다』(창작과비평사) 중에서


김선태 ː 전남 강진 출생으로 1993년 「광주일보」와 1996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애지문학상, 영랑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목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집으로 『간이역』, 『동백 숲에 길을묻다』, 『살구꽃이 돌아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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