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와 장엄] 향장엄, 향로(香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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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와 장엄] 향장엄, 향로(香爐)
  • 유근자
  • 승인 2010.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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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와 장엄
그림1>> 백제금동대향로, 백제(7세기), 국립부여박물관

 

덕행의 향기, 향내 나는 노스님

얼마 전 필자는 덕향(德香)을 물씬 풍기는 한 노스님을 만났다. 평소 안면이 있는 그 스님은 모 불교대학의 야간 강의를 하러 오신 것이었다. 낮 강의도 있는데 힘들게 밤 강의를 하러 오셨느냐고 여쭸더니, 가르치러 오는데 좋은 시간만 택할 수 있냐고, 내가 좋은 시간 차지하면 다른 사람이 좋지 않은 시간을 맡지 않냐고, 하시면서 웃으셨다.

“꽃 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해도, 덕행을 쌓은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멀리 멀리 시방 세계에 퍼진다.”는 『법구경』의 말씀과 같이 스님의 미소에는, 주변 사람을 맑게 하는 향기가 묻어 있었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가운데 으뜸은 꽃 공양과 향 공양이다. 지난 호에 꽃 공양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에는 향 공양구인 향로(香爐)에 대해 살펴보자.

신선이 되고 싶은 이, 향을 피우다

향은 언제부터 왜 사용하게 되었을까? 옛부터 향은 냄새를 제거하거나 부정(不淨)한 것을 제거하기 위한 실용적인 면에서 사용하다가, 차츰 종교의식과 구도자의 수양정진을 위해 피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도교에서는 신선이 되기 위해 향을 피웠고 불교에서는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으로 향을 피웠다.

향로는 향을 피우는 그릇을 말한다. 인도에서는 4,000년 전부터, 중국에서는 전국시대 말기(기원전 5세기~기원전 3세기)부터 향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실은 불교 이전부터 향을 사르는 전통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중국은 한나라(기원전 206년~기원후 220년) 때부터 분향을 위한 전용기물로서 향로를 제작하였다.

한나라 귀족들은 향 피우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죽은 후에 서왕모가 살고 있는 선계(仙界)에 가고자 하는 염원 때문이었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의 연기를 따라 신선이 살고 있는 선계에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이 한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향을 피우게 하였다. 고대 사회에서 신과 소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낮에 향을 피우고 밤에 등을 밝히는 것이었다.

신선이 산다는 박산과 연꽃으로 장엄된 백제금동대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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