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와 장엄] 꽃장엄,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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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와 장엄] 꽃장엄, 연꽃
  • 유근자
  • 승인 2010.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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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와 장엄
▲ 그림1 >>> 산치 제2탑과 탑 울타리에 새겨진 연꽃, 기원 전 1세기, 인도

생명을 잉태한 우주적 존재, 연꽃

부처님이 연꽃을 들자 가섭 존자만이 그 뜻을 알고 빙긋이 웃었다는 ‘염화미소’ 이야기는, 조선 후기 우리나라 괘불화에 연꽃을 든 부처님으로 표현되었다. 불교의 가르침을 연꽃으로 비유한 경전으로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 있으며, 『무량수경』과 『아미타경』에서는 연꽃을 통해 부처님의 극락세계에 태어나고 그곳은 연꽃으로 장엄되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탄생과 재생을 의미하는 꽃인 연꽃이 신성시 되는 것은 태양 숭배 사상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의 이미지와 깊게 관련되어 있는 백련(白蓮)은 태양의 운행과 함께 피고 지며, 꽃잎이 마치 태양의 빛을 연상케 한다.

로터스(Lotus) 문양으로 널리 알려진 연꽃문양은 멀리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그리고 그리스와 페르시아에서도 옛날부터 애용하던 것으로, 연꽃문양의 계보를 정리하는 것은 세계의 꽃 문화사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연꽃 문양이 조형미술로서 가장 꽃피운 것은 불교미술에서이다.

중국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1017~1073)는 「애련설(愛蓮說)」에서,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물 위로 맑고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을 군자(君子)의 꽃이라 했다. 이러한 영향 탓인지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연못에 연(蓮)을 심었다. 왕실에서도 연꽃의 향이 멀리 간다고 하여 경복궁의 연못 속에 향원정(香遠亭)을 지었고, 창덕궁에는 연꽃의 다른 이름을 따서 부용지(芙蓉池)와 애련지(愛蓮池)를 만들었다.

불교의 상징과 같은 연꽃은 우리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 연꽃의 상징을 지금부터는 불교미술 속에서 찾아보자.

불탑 장엄과 연꽃

불교에서 연꽃은 청정함과 온화함의 상징으로서, 물 위에 청정한 꽃을 맺는 모습을 경전에서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초월적인 성자의 모습에 비유하기도 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는 중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진흙 밭에 뿌리를 내리고 왕성한 생장을 하는 연줄기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물·태양과 필연의 관계를 가지며, 태양이 떠오르는 것과 같이 재생한다고 믿어 인도인들은 연꽃을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겼다.

고대 인도 초기불교미술(기원전 2세기~기원후 3세기) 가운데 중인도의 바르훗(Bharhut)과 산치(Sanchi), 남인도의 아마라바티(Amarvati) 등의 불탑의 장식에도 연꽃이 표현되어 있는데, 탑문과 울타리에는 부처님의 과거와 현생 이야기,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약샤(Yaksha)·약시(Yakshi)·나가(Naga) 등의 수호신, 동물과 식물 문양 등과 함께 새겨져 있다. 산치 제2탑의 울타리에 새겨진 풍요를 상징하는 민간신인 약샤의 배꼽에서 나온

연꽃은, 인도인들이 인식하고 있던 탄생·성장

번영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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