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도 '희망'이라는 단어가 어울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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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도 '희망'이라는 단어가 어울릴까요
  • 관리자
  • 승인 2009.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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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김승옥(51세) 씨의 깡마른 체구(키 163cm, 몸무게 37kg)를 보는 순간, 애잔한 마음이 밀려왔다. 가녀린 목소리를 타고 희미하게 들려오는 그녀의 살아온 이야기는 더욱 애처로웠다.

젊은 시절 김승옥 씨는 재색을 갖춘 신세대 여성이었다. 대학은 무용과에서 발레를, 대학원은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방송국에 취직해 ‘차인태의 출발 새아침’ 등의 프로에서 구성작가 및 리포터로 활동했다. 일도 재미있고 적성에 맞았지만 허약한 몸이 문제였다.

“어려서부터 한 번도 건강해 본 적이 없어요. 기관지 계통이 안 좋아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았을 정도예요. 좀처럼 먹질 않아 어머니 속을 많이 애태우게 했어요. 영양 결핍으로 빈혈이 생겨 조금만 오래 서 있으면 쓰러지기 일쑤였고, 중학교 때 결핵과 폐렴을 앓은 후부터는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었어요. 방송국 생활이 참 재밌었는데, 진해의 해군사관학교에 촬영 가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방송 활동을 못하게 됐어요.”

병원에서 6개월간 요양을 하고 건강을 회복해 다시 사회생활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유명한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였다. 그러나 밤샘작업과 스트레스가 많은 일의 특성상 그녀가 버티기에는 무리였다. 회사를 그만 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했지만,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건강은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녀의 허약한 체질은 가족력에서 비롯된 듯하다. 그녀는 유복한 가정에서 2남2녀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대표적인 일간지의 일본 특파원이었고 자녀교육에 열성적이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언니를 빼고 모두 대학원까지 나왔다. 하고 싶은 일은 뭐든 할 수 있는 풍족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신문사를 나와 제지사업을 하며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사업에 실패하고 그 충격에 의한 뇌졸중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악재가 겹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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