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과 피학의 평형상태,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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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과 피학의 평형상태, 건강
  • 관리자
  • 승인 2009.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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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 가정 · 행복의 장
▲ 사진/명오 스님

사람들은 불만이나 갈등이 생기면 안으로 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밖으로 내어 뿜는 사람이 있다. 사실 이론대로 하자면 '품을 일은 품고 뿜을 일은 뿜을 줄 아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건강한 평형상태에 있는 사람이 어디 많은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그 사람이 살아온 과거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그렇게 살도록 훈련되어진 결과 때문이다.

 '내 탓이다'하는 것은 언뜻 듣기엔 옳은 것 같다. 무엇이나 행동, 사고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모든 게 나로 인해 비롯되고 나로 결과지워진다는 것은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렇게 습관화된 사람은 어떤 상황에 부딪쳐도  또 어떤 결과가 자신에게 되돌려져도 이는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남의 탓'을 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 부딪치거나 어떤 결과가 자신에게 되돌려지더라도 그 원인은 항상 밖에 있고 남에게 있다고 탓한다. 우리 속담에 '잘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 이란 말이 있다. 흔하게 공감을 받고 있는 속담이지만 좋고 나쁜 상황에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면 그것은 더 문제다.

 기쁜 상황이나 궂은 상황의 원인이 자신에게만 있다는 주장을 들어 보자. 확대하여 우리 과(科)의 환자들이 흔히 표현하는 말로 바꾸어 보면 해가 떠도 내 탓이고 날이 궂어도 내 탓이고 장마가 져도 내가 부덕한 탓이다. 남편이 잘못되어도 내 탓이고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내 탓이다. 그저 내가 미련하고 무식한 소치로 그렇게 되었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스스로 그렇게 믿는다. 남이 어그렇게 표현한다고 하지만 기실은 자신이 그렇게 말하고 자기비하를 하여 자기를 들볶는다.

 반대로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자.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정치가가 잘못해서 그렇고 자기가 직장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인 제도가 잘못되어 그러며 출세를 못하는 것은 마누라를 잘못 만난 탓이고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외가를 닮았기 때문에 그렇고… 그런 식이다.

 '우리 집안엔 이런 내력이 없는데요….' 간혹 가족문제를 치료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 부부로부터 따로따로 들을 수 있는 공통된 대답이다. 남편은 자기 집안에는 그런 병의 내력이 없으니 그것은 필시 부인의 집안내력 때문에 발생했을 거라는 은근한 떠넘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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