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과 책임과 신뢰의 상징이 되길
상태바
약속과 책임과 신뢰의 상징이 되길
  • 관리자
  • 승인 2009.06.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마 에세이/마무리가 좋아야 빛이 난다

논어(論語) 보면 ‘군자(君子)는 하고자 하는 말에 앞서 먼저 실행을 하고나서 그 다음에야 거기에 대한 말을 한다 (先行其行 而後從之)’ 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보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무 말 없이 자기들의 일터에서 그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대다수의 민초(民草)들은 여지없이 눈멀고 귀먹은 졸(卒) 취급을 당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나만이 대통령직 적임자’ 라고 내세우고 있는 일노삼김(一盧三金)인가 삼김일노(三金一盧) 인가 하는 대권 주자(走者)들이 좌우지간 전국을 누비며 일류 시인, 일류 코미디언을 뺨칠 만큼의 재미난 말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또 국민 앞에 화려한 공약(公約)을 내걸기도 해서 이 가을은 뭔가 그냥 풍성하기만 하다. 그동안 하도 속아만 살아온 국민들이라 이번만큼은 그들의 말이 책임있는 약속과 책임있는 행동이 뒤따라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지만 그들의 말을 백 퍼센트 신뢰하기에는 어딘가 전혀 찜찜한 생각도 없지는 않다.

그들은 한결같이 ‘민주화를 위해서’ 라면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대권같은 것은 형님 먼저라고 했고, ‘직선제 개헌이면 불출마’ 라고도 했으며, ‘민주화를 위해 초석을 놓겠다.’ 고 했고 ‘6.29 선언의 영웅’ 이라고도 했다. 그러던 것이 불과 몇 달 사이에 지금은 그 양상이 싹 달라졌다. ‘마음을 비운 것’ 은 ‘군정종식을 내가 해야 완전하다’ 로, 불출마 선언은 ‘행동하는 양심’ 으로, ‘민주화의 초석’ 은 ‘가난을 몰아낸 4천만의 희망’ 으로 ‘6.29선언의 영웅’ 은 ‘팔공산이 낳은 민주 지도자’ 로 탈바꿈을 했다.

대권을 향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들 네 사람의 대권주자들... 뭔가 앞뒤가 잘 안 맞는 것 같기도 한데 어떻든 빈 말이라도 국민의 귀를 즐겁게 하는 데는 지극히 인색해 왔던 그간의 사정에 비하면 말만 들어도 입이 쫙 째지는 것 같기도 하고 먹지 않아도 배가 절로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같으면 힘없고 가진 것 없고 억눌려만 왔던 우리들도 살맛이 저절로 난다. 질주하는 자동차만 없다면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장군의 동상 앞에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