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기일을 맞아 고향에 갔습니다. 거기에서 형수님으로부터 무농약 자연 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하는 농업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사과 농사를 짓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사과에는 탄저라는 이름의 무서운 병이 있는데, 농약없이 이 병을 이겨내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과 농업인이 한 달에 세 번 가량, 많으면 네 번 정도 농약을 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 분은 일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무농약 과일이 인체에 좋다는 신념만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 여러 가지 대비를 하였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철저한 대책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그 분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과 농사를 거의 망쳐버린 것입니다.
탄저병이 이겼습니다. 그 분은 졌습니다. 수확량은 기대했던 것의 십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요? 그래서 그 분은 망했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분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기의 사과 농사가 실패에 이른 과정을 글로 적어 올렸습니다. 그러자 여러 곳에서 사과를 주문하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썩었어도 좋다, 사과가 썩었다는 것은 그 사과가 무농약 사과라는 증거가 된다, 그러니 그 사과를 몇 배 더 비싼 값으로 사겠다 -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그렇긴 해도 그 분이 무농약 사과 농사에 ‘성공’하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수확량이 십분의 일이니까 열 배 정도 비싸게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그 분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결산을 해보니 일반적인 경우를 기준으로 절반 정도의 수입밖에는 올릴 수 없었습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지지자가 있다
그렇다면 이 농업인의 이야기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뻐하는 우리 불자들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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