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앞날을 막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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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앞날을 막지 말라
  • 관리자
  • 승인 2009.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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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한 청소년 상담

하루는 문전에 스님이 와서 절 지을 철물을 시주하라고 했다. 진정의 어머니는 유일한 재산인 그 다리 부러진 솥을 시주했다. 조금 뒤 진정이 밖에서 돌아오자 어머니는 사실을 말했다. 그리고 아들의 뜻이 어떤가를 궁금히 살펴보았다. 진정은 기쁜 표정이 되어 말했다. 

“불사에 시주한다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비록 솥이 없은들 그게 뭐 걱정인가요.” 진정은 그가 군졸로 종사하고 있을때 의상 법사가 태백산에 있으면서 설법하며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남들의 얘기를 듣고서 그 즉시로 흠모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진정은 어머니에게 사뢰었다.

“어머님 뫼시기를 끝마친 뒤에는 의상 법사에게 투신하여 머리 깍고 불도를 공부하겠습니다.” 그 어머니가 말했다.  “불법은 만나기 어렵고 인생은 빠른 법인데, 나에게 공양을 끝마친 뒤라면 늦지 않겠는가. 내가 죽기 전에 네가 가서 도를 깨쳤다는 소식을 듣는 것만 못할 것이니, 이리저리 생각하지 말고 빨리 가는 것이 좋겠다.”

“어머님의 만년에 오직 제가 곁에 있을 뿐인데, 어찌 차마 어머님을 버리고 출가할 수 있겠습니까?”   “나를 위해서 출가를 못했다면, 그것은 나로 하여금 곧 지옥에 떨어지게 하는 것이니, 비록 생전에 진수성찬으로 봉양한대도 그것이 어찌 효도가 될 수 있겠느냐.  나야 남의 문전에서 빌어서라도 수명을 누릴 것이니, 나에게 효도를 행하려거든 그런 말 아예 말아라.” 

진정은 오랫동안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어머니는 곧장 일어나서 쌀자루를 깡그리 털어냈다. 일곱 됫박의 쌀, 그것이 전부였다. 그것으로 밥을 지어놓고 진정에게 말했다. “밥을 지어 먹은뒤에 가자면 더딜까 해서다.  내 눈 앞에서 그 한 됫박 밥은 먹고 나머지 여섯 됫박은 싸가지고 부디 빨리 떠나거라.“ 진정은 울음을 삼키며 굳이 사양했다. ”어머니를 버리고 출가하는 그것만도 사람의 자식으로 차마 못할 짓인데 더구나 많찮은 간장, 며칠 먹을 식량마저 남김없이 싸가지고 간다면, 하늘과 땅이 저를 무엇이라 할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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