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孝誠)의 종소리
상태바
효성의(孝誠)의 종소리
  • 관리자
  • 승인 2009.05.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심시심

삼국유사에 있는 이야기다. 신라 흥덕왕 때 손순(孫順)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홀어머니를 모시고 처자와 함께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항상 밥이 넉넉지 않은지라 어린 아이가 노모의 밥을 빼앗아 먹는 일이 많았다. 효성이 지극한 손순으로서는 큰 걱정이었다. 이에 아내와 의논한 끝에, 자식은 또 얻을수 있으나 어머니는 다시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마침내 아이를 땅 속에 묻어버리기로 하였다. 부부가 산에 올라가 아이 묻을 땅을 파는데 의외에도 땅 속에서 석종(石鐘)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놀랍고 이상해서 그 종을 나무에 걸어놓고 쳐보니 그 소리가 매우 맑고 은은하여 다른 종과 달랐다.

부부는 이는 필시 아이에게 좋은 징조라 생각하고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종을 들보에 매달고 치니 그 소리가 멀리 퍼져 대궐에까지 들리게 되었다. 이때 임금이 그 소리가 범상하지 않음을 알고, 사자를 시켜 조사하여 보고하도록 하였다. 사자가 손순의 집에 이르러 알아본 다음 사실대로 왕에게 아뢰니, 왕은 손순의 효성이 지극하여 천지가 살핀 것이라 칭찬하고, 그에게 집 한 채를 내리고 해마다 벼 50석을 주어 지극한 효성을 포상하였다. 이에 손순은 옛집을 절을 삼아 홍효사(弘孝寺)라 하고 여기에 종을 안치하였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설화와 흡사하다. 즉 진나라 우보(于寶)의 수신기(授神記)에 나오는 곽거(郭巨)의 이야기가 그것인데, 땅 속에서 석종 대신에 금솥이 나오는 것만 다를뿐 대체적인 이야기가 같다. 따라서 신라의 이 이야기는 중국 곽거설화의 영향임이 분명하다, 다만 두 이야기의 공통 주제인 효(孝)가 신라 설화의 경우 불교적 효로 변모되어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신라의 불교사회에서 효를 중시했다는 사실과, 이 이야기를 거두어 수록한 일연(日然)스님의 효에 대한 뜻이 남달랐다는 점을 말하는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인연 스님은 “모친을 봉양함에 지극한 효를 다하였다(養母純孝)”고 그의 비문은 전하고 있다. 일연스님 말고도 고려시대 높은 스님들은 하나같이 효자였다. 혜심(慧諶)스님도 마찬가지였다.

혜심스님은 옥상인(玉上人)의 부모가 병이 들어 출가한 아들을 부를 때, 다음의 시를 지어 속가(俗家)의 부모를 찾아가 효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