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성사-백제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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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성사-백제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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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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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백제의 광복운동

사복과 원효는 몇 달 만에 만나는 터라 할 얘기가 많았다. 저녁을 마친 뒤 법장 보살과 셋이서 밤이 이슥하도록 얘기를 나눈다.

“백제 유민이 가만 있지 않을 거요.”사복의 말이다. 원효도 그렇게 여겼다.

만 명을 사비성에 두었다지만 만일 당군이 백제 유민과 짜고 도전해 온다면 만 명 군사로 당해 내겠소?”사복의 판단은 예리하였다. 당군이 백제 유민을 부추겨 광복운동을 펴도록 한다면 신라군이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또 당군의 대거 침입도 충분히 고려할 문제이며 백제 유민들의 궐기를 예상해야 하는 만큼 사비성에 심어 놓은 신라군의 안위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문제였다.

사복은 간자들의 총수이니 백제의 정황을 누구보다도 환히 내다보고 잇는지라 원효와의 얘기가 자연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복은 말했다.

“왜국으로 건너간 10만 대군의 임무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소?”“글쎄요.”“10만 군에 내 부하가 대여섯 명 들어가 있는데 왜국으로 간 뒤 소식이 끊겼소. 시기가 오면 연락이 올 게요.”“그렇소? 참 잘하셨소이다.”원효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신라의 간자가 백제군에 침투하여 왜국으로 함께 건너갔으니 그들의 보고가 오게 된다면 많은 정보를 가져올 것임에 틀림이 없다.

사복이 이를 추진하였으니 그의 머리가 얼마나 앞서서 돌아가고 있는가를 추리하기에 족하다 하겠다.

법장 보살은 원효와 사복의 얘기를 듣고만 있을 뿐 별로 입을 열지 않았다.

한집안에 살면서 사복을 자세히 살펴보건대 사복은 예사 법부가 아닌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하들을 다룸에 있어 단 한 번도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건만 부하들은 그의 명을 어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언제나 자상하게 타이르고 준엄하게 명령을 내린다. 적진을 넘나드는 간자들은 그의 명에 신속하고 정확히 움직여야 하는데 단 한 차례도 어기는 이가 없는 것을 보면 사복은 분명 어떤 큰 힘을 갖고 있음이 분명했다.

법장 보살은 사복을 불가사의한 인물이라고 여기면서 간혹 원효와 비교해 보기도 한다. 법장 보살이 원효의 인물됨을 어찌 속속들이 알까마는 원효는 워낙 잘 알려진 고승이어서 두 사람을 견주어 보는 것이었다.

원효는 성격이 활달한 반면 사복은 내성적인 천근의 무게가 있고 원효를 문무를 겸전한 지도자라 한다면 사복은 심산유곡에 숨어 사는 은자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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