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어 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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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어 줘서 고마워요
  • 관리자
  • 승인 200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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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씨앗

내가 아는 50대 후반의 보살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남매를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던 가족에게 어느 날부터인가 재앙이 드리워졌습니다. 택시 기사를 하던 남편이 노름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보살님은 남편이 커다란 어려움에 처한 줄 알고 영문도 모른 채 이웃들에게 돈을 빌려 남편에게 줬습니다. 노름꾼들의 계략에 말려든 남편은 사채까지 쓰며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기 힘든 지경이 되었습니다. 보살님은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보험설계사, 옷장사, 떡볶이장사를 하며 두 자녀와 함께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급기야 보살님의 이름으로 사채를 얻어 쓰기 시작했고, 불어나는 빚은 어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빚 독촉에 견디다 못한 보살님은 두 아이를 불러 놓고 “엄마가 어떻게 하면 좋겠니?” 하고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보살님을 부둥켜안고 울면서 “엄마가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고 힘드셨는지 왜 모르겠어요. 우리들 걱정은 하지 마시고 엄마가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하더라는 겁니다. 어린 줄만 알았던 아이들의 속깊은 마음에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지만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새벽 3시에 들어오더니, 경마장에 갈 돈을 얻어다 놓지 않았다고 보살님을 마구 폭행하였습니다. 보살님은 허겁지겁 집밖으로 도망나와, 남편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아이들과 눈물의 통화를 하고 집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작은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이틀 앞둔 날이었습니다.

보살님은 차마 돌아서지 않는 발걸음을 이를 악물고 어렵게 떼었습니다. 그리고는 지인의 소개로 절에서 공양주를 살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자신의 신세가 한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두고 온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걱정스러워 몇 날 며칠을 눈물로 지내기 일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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