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한강을 건너 출근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도로 건너서 퇴근하는 것으로 마감된다.
이렇듯 한강은 분명하게 내 노동과 휴식의 경계선을 구획지어주며 흐르고 있는 셈이라고나 할까? 그 한강을 아침 저녁으로 잠깐씩이나마 유심히 바라보는 일은 내겐 빼놓을 수 없는 일정이자 통과의례 같은 것이기도하다. 왜냐하면 그 일이야말로 강가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반생을 강과 더불어 보낸 자의 즐거운 책무이자 행복한 특권이기도 할테니까.
이처럼 오랜 강물에 탐닉하고 잠심해 오다보니 적이 일별(一瞥)하는 것만으로도 강물의 표정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사실 강물은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표정을 짓곤 하는것인가? 그리하여 그 말 없는 표정을 통해 은연중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인가?
강물에도 마음은 있어 사람의 마음과 똑같이 그렇게 흔들리고 출렁거리는 것이다. 저 ‘프로스트’가 말한 바 마음의 간헐(間歇)이라는 말도 마음의 흔들림을 물결의 흔들림- 그 진폭과 간격의 주기(週期)에 비유한 용어에 다름아니었음이다.
그러나 강물은 늘상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 표정만 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표정없는 표정을 하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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