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무더운 여름 날, 방학을 이용하여 친척언니가 시골에서 딸아이들을 이끌고 찾아 왔다. 재혼한 남편이 작년 가을에 그만 세상을 떠나갔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그 후 처음 만났기 때문에 우린 서로 손을 움켜쥐고 반가와 했다. 그네는 집안을 두루 살펴보면서 연신 부러워 했다.
『나같이 지지리 복 없는 여자가 또 있을까?』
『…………』
나는 아무소리도 못했다. 그네는 정말로 온 세상 불행을 다 떠맡은 듯했기 때문이다. 한 때는 충청도 어느 산골에 있는 절에서 스님이 되겠다고 젊음을 그 곳에서 보냈던 언니가 서른이 넘어 뒤늦게 한 첫 결혼이 실패로 끝나 버렸었다. 그 후 두번 째 결혼도 꼭 두 달 뿐이었다.
언니는 처량 맞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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