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100주년, 새로운 미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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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100주년, 새로운 미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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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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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

  미당 서정주 시인이 세상을 뜬 지 어언 여섯 해가 된다. 그는 살아생전 1천편 이상의 시를 발표했고, 그 중에 많은 시편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20세기 한국의 시인들 중 미당보다 많은 대표작을 가진 시인은 찾기 힘들다. 그의 작품들은 그만큼 쉽고 보편적이며 문학적 형상력이 높다.

  미당의 작품은 대부분 발표되어 공개되었는데 예외가 하나 있기는 있다. 2006년이 되면 발표하라고 미리 써 둔 동국대학교 백주년 기념 축시가 그것이다. 지금부터 십년 전인 1996년에 준비해둔 것이다. 동국대학교 도서관 귀중본 자료실 내에 보관되어 있는데, 그게 얼마 전에 발표되었다. 거기에서 그는 그의 모교 동국대학교를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라고 노래했다. 민족사의 뿌리에 대한 통찰이 없으면 불가능한 표현이다. 이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에 지금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고 있다.

  2006년 5월 8일. 동국대학교가 건학 백주년을 맞는다. 학교는 이미 지난해부터 바쁘다. 자축 준비하랴, 홍보하랴, 새로운 발전전략 짜랴, 모든 교직원들이 동분서주, 그러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남산과 청계천 사이, 남대문과 동대문 사이, 말하자면 서울 한복판이자 4대문 안에 있는 유일한 종합대학인 동국대학교, 접근도는 최상이다. 청화대, 경복궁, 시청, 서울역, 한강....모두가 직선거리 4km이내에 있다.

  서울의 중심인 중구, 중구의 한복판에 있는 동국대학교는 그러면서도 자연환경이 유별나게 좋다. 남산 때문이다. 남산은 풍수상으로 한양 명당의 안산(案山)이다 안산 언저리에 자리를 잡는 다면 이왕지사 명당을 바라보는 쪽이 좋다. 동국대학교가 꼭 그렇다. 북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어서 학교에서 시내를 조망하는 게 여간 멋지지 않다. 지하철역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공기부터 다르다. 아무래도 산기운이란 건 무시 못 하는 모양이다.

  도심 속의 도심에 위치한 동국대학교 교정에는 초파일이 있는 5월 내내 아름다운 연등이 걸린다. 불교종립대학교란게 실감난다. 매년 초파일 앞뒤로 한 달 정도 남산 기슭의 밤을 밝히는 등불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한층 다르다. 연등 하나 하나를 작품으로 만들어 캠퍼스 전체 조경의 테마로 삼는다. 해 저무는 저녁 무렵부터 한 밤중 까지 일반 시민 누구나가 ‘아름다운 밤의 캠퍼스’를 산책할 수 있다. 한국형 루미나리에의 새롭고 놀라운 모습, 모두가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불교 문화 덕분이다.

  동국대학교는 이렇게 이어져 온 수천 년의 불교문화콘텐츠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다른 대학들이 좀처럼 흉내 낼 수 없는 그 저력이 두텁고 굳세다. 비록 건학 백년이라 하나, 실은 부처님 나라의 역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장구한 세월이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에 켜켜이 쌓여 있다가 마침내 이마 위의 빛으로 튀어나온다. 부처님 백호광명이 천지사방 밝히며 적막강산 일깨우며 새롭게 살아나는 듯하다. 그렇다. 수억 년간 잠들어 있던 돌 속에서 부처님 나투시듯, 이제 백주년을 맞아 동국의 정신이 크게 깨어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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