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십니까 제가 가져온 108몽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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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십니까 제가 가져온 108몽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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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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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인터뷰 / 장흥 가지산 보림사 주지 지묵 스님

여름의 끝자락을 뒤로하고, 정남진(正南津,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으로 내달으면 도착하는 곳)으로 불리는 전남 장흥을 향해 새벽길을 달렸다. 이른 아침, 보림사의 선연한 기운이 노곤한 몸을 화들짝 깨우며 놀래킨다.

장흥 가지산 보림사는 이 땅에 선불교가 가장 먼저 뿌리내린 가람이다. 우리나라에 선법(禪法)이 처음 전해진 것은 도의 선사가 육조혜능 조사의 법을 이은 지장 선사로부터 남종선을 전수받아 당나라에서 돌아오면서부터다. 그의 선지(禪旨)는 염거 화상을 거쳐 보조 선사에 의해, 구산선문(九山禪門: 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중국 달마의 선법을 이어받아 종풍을 일으킨 아홉 산문)의 효시인 보림사가 개창되면서(860년) 꽃피우게 되었다.

이후 보림사는 선종 종찰로서 대가람을 이루고 수많은 선사를 배출하며 한국불교의 선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한국전쟁으로 인해 거의 모든 전각이 잿더미로 변하며 명찰의 면모를 잃고 점차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보림사가 찬란하고 웅장했던 옛 위용을 조금씩 갖추기 시작한 것은 현광 스님에 의해서다. 스님은 1993년부터 보림사 주지로 주석하면서 대적광전, 선원, 박물관, 신검당, 종각, 조사전, 보림당 등 전각을 신축하고 복원하는 데 전심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스님이 2005년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보림사는 또다시 주인 잃은 빈집처럼 황량해져 갔다. 스님 입적 후 공석이던 주지 소임을 지난 3월 지묵 스님이 맡게 되면서, 보림사에 다시금 활발발한 선풍(禪風)이 일어나고 있다.

문화부장관으로서 보림결사를 주창하다

지묵 스님의 처소인 염화실에 오르니, 스님은 한지로 만든 큼지막한 부채 위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가만히 다가가 보니 달마 대사와 왕새우 그림이다.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붓놀림이 빠르면서도 절묘하다. 순식간에 다섯 작품이 완성되었다. 그제서야 눈을 마주치며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 가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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