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역사를 통해 본 종교의 정치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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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역사를 통해 본 종교의 정치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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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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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특별기획 - 이 시대를 진단한다 / 종교의 현실 참여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이 종교의 정치 참여에도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나는 종교가 정치와 한 통속이 되어 헤게모니(패권, 주도권) 블록을 형성하는 경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종교가 정치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두고 정치가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도록 감시하고 질정하는 파수꾼 노릇을 하는 경우이다.

종교의 정치 참여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제대로 검토하기 위해서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 등 여러 종교들의 역사에서 많은 사례들을 분석하여야 할 것이나, 지면이 한정되어 있고, 필자 자신이 기독교인이기에 기독교의 역사에 국한해서 논지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콘스탄틴적 기독교: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동맹

종교와 정치가 헤게모니 블록을 형성한 사례들은 기독교의 역사에서 무수히 많이 찾을 수 있지만, 그 대표적인 사례는 콘스탄틴적 기독교라고 할 수 있다.

오랜 박해 끝에 기독교인들의 종교가 A.D. 4세기 초에 로마의 한 종교로 공인되고 더 나아가 4세기 말에 로마의 국교로 선언되자 기독교는 하나의 제국, 하나의 황제, 하나의 종교로 이루어지는 권력 삼위일체의 필요 불가결한 구성 부분이 되었다. 기독교는 국가 권력이 신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주장함으로써 권력의 신성성과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신민들로 하여금 국가 권력에 복종하도록 훈육하는 일을 맡았다. 그 대가로 국가로부터 엄청난 땅과 재산을 받고, 성직자들은 세금과 군역을 면제받고, 교육 시행의 권한을 부여받고, 경우에 따라서는 민사 재판권을 행사하는 등의 특권을 부여받았다.

콘스탄틴적 기독교는 교회에서 성서 해석과 성례집행 등 구원의 수단을 독점한 교권 세력과 세속 사회에서 권력 수단을 독점한 지배 세력 사이의 동맹을 그 본질로 하는데, 이러한 헤게모니 동맹은 서구 역사에서 기독교를 지배자의 종교로 만들었다. 이처럼 기독교가 지배자의 종교로 고착되어 간 것은 작은 사람들의 편에 서는 하느님의 정의와 배치하는 일이라고 볼 여지마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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