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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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산다는 것
  • 관리자
  • 승인 2008.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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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아무런 치장도 없는 시멘트 벽에 슬레이트 지붕을 이고 있는 단칸방, 조그만 샤시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양홍근(48세) 씨가 쭈그리고 앉아 목욕을 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외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집에 손님이 온다니,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다.

시종일관 마스크를 쓰고 있어, 그 이유를 물어보니 말할 때 흉하게 보이기 때문이란다. 잠깐 마스크를 벗어보였는데, 꽤 미남형이다. 하지만 앞니 5개와 어금니 2개 등 이가 없어 입과 볼이 우므러져 보인다. 영양부족으로 지난 여름 한꺼번에 빠져버린 것이다. 순간 그의 불우했던 삶의 단면을 본 것 같아 가슴이 저려온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하반신이 마비되어, 이후로 두 다리로 걸어본 기억이 없다. 그리고 신체적인 장애를 받아들이기에도 힘겨웠던 사춘기 시절, 어머니는 신부전증, 아버지는 중풍으로 투병하다가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2살 터울이던 누나가 이웃집 아기를 봐주고 약간의 쌀이나 밀가루를 얻어오면 그것으로 허기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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