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인연 재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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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인연 재우다
  • 관리자
  • 승인 200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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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글을 쓰겠다고 책상 앞에 앉으면, 이 생각 저 생각이 갈피없이 엉켜서 끝내는 무엇을 생각하려 했는지 초점이 흐려지는 수가 많다. 단 몇 십 분으로 정리될 것도 이런 잡생각에 매달려 몇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생각은 또 저 생각에 이끌리고, 저 생각은 또 이 생각에 이끌려 산은 물이 되고 물은 산이 되어 산도 아니요, 물도 아닌 괴물로 변하고 만다. 이 의식의 흐름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물줄기이다. 자연의 물은 아래로만 흐르건만 이 의식의 물줄기는 산으로도 흐르고 때로는 하늘로도 난다.

우리는 이 갈피 없는 생각의 흐름을 아래로만 흐르게 하든가 아니면 아주 흐름이 정지되도록 잠재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선정으로 드는 첫걸음이라 하면 어떨까. 극히 주저스러우면서도 그렇게 정의해 보는 것이다.

길에는 가닥 길이 많아 놓친 양을 끝내 못 찾았다는 양자(楊子)의 말도 이러한 생각의 갈림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송나라 때, 석계심월(石溪心月)선사가 지은 이런 시가 있다.

방촌만한 마음 밭에

온갖 인연 잠재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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