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심층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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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심층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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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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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불교입문/인간이란 무엇인가

제6의식의 깊숙한 곳에 잠재하는 이기성의 마음 집아성(執我性)의 마음이 있다. 악한 마음일대는 물론이고 제6식(의식)에선 착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에도 그 밑바닥에 깊이 잠겨있는 자기중심성을 발견하게 된다.

안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면 아무리 하여도 제 6의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심층의 아집, 자아의식, 자기가 사랑스럽다는 자기중심적인 마음을 보게 된다.

이것을 ‘말나식(manas識)’이라고 한다. 또는 제7식, 혹은 합하여 제7말나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말나식을 말나식답게 특징짓는 것은 아치(我癡) 아견(我見) 아만(我慢) 아애(我愛) 아혜(我慧)의 다섯 가지이다.

‘아치(我癡)’란 자기 실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가 부처님의 큰 힘에 의지되어 있으면서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기라는 것, 공(空), 무아의 자기, 인연소생, 오온가화합(五蘊假和合)의 자기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참다운 자아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치’ 근본에 있기 때문에 자기의 견해(我見)를 고집하며 자기 위주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겸손하게 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만해지는 ‘아만’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마음대로 만들어낸 허상의 자아를 한결같이 사랑하는 ‘아애’가 그 밑바닥에 언제나 있는 것이다.

‘아혜(我慧)’란 골라서 분별한다는 뜻이며 대상을 선택하여 나누는 마음의 작용이다. ‘아혜’가 말나식과 함께 한 몸이 되어 작용하기 때문에 자기와 다른 사람과를 분명하게 골라서 분별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것’ ‘이것은 타인의 일이며 나에게는 이롭지 못한 것’ ‘ 이것은 지금은 손해이지만 장래에는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해두는 게 좋은 일’ 등등 마음속에서 자기를 자로하여 차례로 선택하면서 나가는 작용이다. 자기와 타인을 가르며 자기와 타인을 분명히 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골라서 취하는 것이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심층에 있는 것이며 또 언제나 작용한다는 점이다. 자기 스스로도 자각할 수 있는 표층에 있는 것이라면 스스로 경계를 하겠지만 자기 스스로도 눈치 채지 못하는 자기로는 제법 선의의 것이라고 믿고 있을 때에도 또 정의감에 불타고 있을 때에도 말나식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용하며 자기의 이익을 계산하고 있다.

왜 보시바라밀이 6바라밀 또는 10바라밀의 첫 번째인가 그 이유를 알만하다. 보시라는 것은 준다. 베푼다, 나누어 가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진정한 보시는 어려운 일이다. 나누어 가진다든지 남에게 준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깨끗하게 나누어 가진다든지 깨끗하게 주는 것이 어려우며 무의식중에 자기의 손해와 이득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산하는 보시, 또는 아첨하는 보시라든지 불쌍히 여기며 주는 거만한 선행이 된다든지 이름을 팔거나 자기선전이 된다든지 하는 보시가 되기 쉬우며 우리들은 좀처럼 깨끗한 보시행은 잘 안되는 것을 알게 된다.

보시는 삼륜(보시하는 사람, 보시하는 물건, 보시받는 사람)이 청정해야 완벽한 보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러한 보시가 잘 안 된다.

그것은 말나식이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자기의식에서는 열심히 깨끗한 보시를 하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나식이 모르는 사이에 심층에서 그것을 오염시키고 장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시바라밀’은 그것이 수행의 첫걸음으로서 자기중심성(利己性)의 정화를 위한 수행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기성이 정화되고 참다운 마음이 갖는 온갖 덕성이 발현되며 참마음의 율동으로서의 자비가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가 자유와 평화의 기쁨 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우선 보시바라밀을 연습하고 이를 완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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