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정만들기] 불교학생회 부부의 행복 빚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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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가정만들기] 불교학생회 부부의 행복 빚기
  • 사기순
  • 승인 2008.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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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박이 기르며 깨달음에 눈뜬다.

중계동 시영 아파트에 101동 113호, 동국대학교 불교학생회 동기생부부의 행복한 보금자리이다. 현관문을 들어서자 ‘안녕’하며 첫돌박이 종원이가 먼저 기자를 반긴다. 이제 갓 돌 지난 종원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다보며 “부처님께 공들여 낳은 아들이라 역시 다르군요.”하는 찬탄에, “다르긴 뭘, 요즘 애들은 다 성장이 빨라요.”하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띠고 있는 종원이 엄마(김태현 씨).

새해 들어 재가불자모임인 ‘우리는 선우’와 불광이 함께 펼치고 있는 ‘불자가정 만들기’에 대한 취지를 말하자, “남한테 드러낼 정도로 잘 살고 잇는 것도 아닌데….” 부끄러워하며 자분자분 얘기를 꺼낸다.

“부처님께서 맺어준 인연인 만큼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가려고 애쓰고는 있지만, 우리가 사는 것이 불법(佛法)에 비추어 어긋남이 없는가에 대해서는 가끔 회의가 올 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경전을 읽고 염불도 하며 마음을 다스리곤 하지요.”

김태현(동국대 불교학과 84학번) 씨와 그녀의 남편인 최석권(동국대 법학과 84학번)씨의 만남은 동국대 불고학생회 동아리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부처님 품안에서 함께 신행생활을 하며 동기로서 우애 다지기 7년 만에 두 사람은 평생의 도반이 되었다.

이들 부부는 불교학생회에서 만나 절(강화 전등사)에서 청혼하고 절(석촌동 불광사)에서 화혼식을 올리고 절(불영사, 범어사, 삼광사)로 신혼여행을 가는 청복(凊福)을 누렸다. 부처님의 진리를 알고부터 삶의 질적인 변화, 즉 ‘깨달음을 향한 불자가정을 열어 가리라’고 원력을 세운 이들 부부에게 있어 이 모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었다.

“불교의 화혼식에는 아름다운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 담이 깃들어 있어요. 구이선녀에게 부부가 되리라는 약속을 하고 꽃을 구해 부처님께 꽃 공양을 올리면서 진리를 받드는 선혜동자의 모습, 후생에 부부가 되어서 함께 진리에 나아가는 삶,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러 온 중생을 구원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가 얼마나 성스러운지….

부처님의 길을 따라 가며 나날이 깨달음의 세계에 가까워지려하는 불자들에게 있어 화혼식은 가장 이상적인 결혼식의 형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에게는 물론이고 불자들에게도 화혼식은 익숙지 않다. 먼저 불교교리에 맞는 결혼의식이 정립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부처님 전에서 여법하게 진행하는 화혼식을 정착시키는 것은 바로 적극적인 불교의 대중화이리라.

“신혼여행 첫날 불영사에 갔었어요. 불영사 부처님의 자비하신 미소에 반해 넋을 놓고 삼배를 드리다가 지갑을 놓고 왔지 뭐예요. 신혼여행 경비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지갑을 놓고 왔다는 사실을 안 것도 두 시간이나 지나서였어요. 택시를 잡아타고 불영사 법당에 가서 보니 지갑이 그대로 있더군요.” 수많은 관광객이 드나드는 불영사, 모처럼 신심 깊은 새색시,

새신랑을 한 번 더 보고픈 관세음보살님의 장난(?)이셨을까. 물건을 잃고 허둥대는 중생심을 깨우치심이었을까. 김태현 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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