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어머니가 된 두 아들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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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의 어머니가 된 두 아들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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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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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소레야 마을의 부호 아들인 소레야라는 이름의 청년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하인들을 거느리고 교외에 있는 강으로 목욕을 갔다. 그때 이들은 마침 마을로 들어서는 탁발승 마하카사야나(maha kaccayana)를 만났다. 그때 청년 소레야는 마차 위에서 황금빛 살갗으로 유난히도 빛나고 아름다운 카사야나의 몸매를 보고 경탄하며 욕심이 나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오! 저렇게 아름다운 몸매와 빛나는 살갗을 지닌 자가 내 아내가 되어야 하는 건데……! 내 아내의 살결이 저처럼 아름다운 황금빛깔로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데 그 순간 소레야의 몸에 이상이 왔다고 생각이 스치기가 바쁘게 그의 몸이 여자로 화해 버린 것이다. 그는 기겁하여 마차에서 굴러 떨어지듯 내려서 자기 몸을 확인해보았다. 착각이 아니었다. 영락없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외쳐 묻는 친구들의 목소리에 두 팔로 얼굴을 감싼 채 숲 속으로 정신없이 뛰었다. 어느새 그는 숲을 질러 타카시라로 가는 길에 쓰러져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타카시라로 가는 요란한 마차의 행렬이 그녀를 깨웠다. 한 사나이가 비릿한 웃음을 보내며 타기를 권했다. 그녀는 당당한 목소리로 사양하려 했으나 그게 아니었다. 그녀의 말과 몸짓은 나긋나긋한 여인의 그것일 뿐이었다. 그리고 지쳐있었다. 여인은 오히려 목걸이를 따주고 행렬 중의 호화로운 수레를 골라 타고 침묵했다. 앞날이 아연할 뿐이었다.

  한편 눈여겨 여인을 살피던 행렬의 안내인은 이런 생각을 했다.

 「노총각인 우리 젊은 마님에게 이같이 빼어난 미인을 소개해 드리면 기뻐하실 거야. 그리고 후한 상금도 내리실 테지!」

  과연 그의 예상대로였다. 타카시라의 젊은이는 여인 소레야를 보자 첫눈에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서둘렀다. 해가 바뀌어 소레야는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제대로 걸을 때 쯤해서는 두 번째 아들을 낳았다. 이리하여 소레야 마을에서는 두 아들의 아버지였던 그가 타카시라에서는 두 아들의 어머니가 된 것이다.

  세세생생을 두고 말할 때는 흔히 여인이 아니었던 남자가 없고, 남자가 아니었던 여인이 없다고도 한다. 아난존자의 경우에도 무려 열 네 차례의 생애를 남의 아내로서 보냈다고 전한다. 그러나 다른 이가 생애를 바꾸면서 성별을 바꾼 것과는 달리, 소레야는 수행하는 대덕승을 향하여 엉뚱스런 생각을 했다는 탓으로 현생에서 몸을 바꾸게 된 것이다.

  이때 쯤에 많은 소레야 마을의 사람들이 타카시라로 왔다. 옛적 소레야의 친구였던 이도 마차를 탄 채 시내로 들어오고 있었다. 마침 그때 창밖으로 거리를 내다보고 있던 소레야 여인이 그를 알아 보고는 하인을 시켜 모셔 들였다. 

 『반갑습니다. 소레야에서 오셨군요?』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저를 아시나요?』

 『소레야 부호의 아들과 친구였었지요?』

 『그걸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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