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명의 원리

 지난호에서 필자는 우리 재가자들의 바라밀의 도장은 바로 우리의 직장이라고 지적하였다.

 바라밀의 도장이라는 말은 바라밀행의 실천도장이라는 말이다. 우리 모든 중생은 그 생명의 원리로서 무한의 공덕을 원만히 구족하고 있는 것이다. 중생세계는 겉보기로는 말할 수 없이 다양한 차별의 모양이 불공평하고 무질서하게 전개 되어 있는 듯  보여지지만 그 모든 차별상의 본바탕에는 절대 평등의 무한 공덕이 본래 부터 넘쳐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절대 평등의 무한 공덕이 이미 가득한 모든 생명은 우주대생명 앞에서 원래 한 몸이요, 한 형제이다. 이미 지적하였듯이 우리들은 대립과 투쟁의 세계에서 피투성이의 생존경쟁을 피할 길이 전혀 없다고 믿는 가닭에 답답하고 어둡고 불안스럽게 살고 있지만 실(實)에 있어서는 내가 투쟁을 전개할 그 대상이 될 적이 있을 수 없는 것이 이 우주의 생명의 원리 인 것이다. 나를 잡아 먹을 것 같이 보이는 그 존재도 절대진리로 비추어 본 실상의 세계에서는 나와 형제이며, 한 몸이다. 이러한 원리를 알아서 그 원리대로 사는 사람이 보살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대립의 세계에 있지 않다. 모든 생명체와 한몸인 전일세계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보살에게 있어서는 「나」 아닌「남」이 없고, 내가 위하여야 할 「나」가 없다. 그러므로 보살에게 있어서는 모든 중생의 문제가 곧 그의 문제이며 동시에 그의 생명은 곧 모든 중생을 위해서였다.

 어느 조사(祖師)는 말하기를「불법을 배움은 곧 나를 잊어버림이라」고 하였다. 보살은 나를 잊어버리는 삶을 통하여 나를 찾는 것이다. 우리 산업사회에 종사하는 불자들의 직업관은 바로 이것과 통하여야 한다.

「마스로우(A.H.Maslow)」라는 학자가 지적한 바로는 인간활동의 동기는 다음 다섯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째, 생리적 욕구이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 욕구인데 생존을 위하여 필요한 제반 조건을 획득하는 것이 곧 우리 활동의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흔히들 직장에 다니는 것을 밥벌이 다닌다고 하는데 이것은 바로 이 생리적 욕구의 충족이 곧 직장생활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데서 나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