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주 옛날, 히말라야산 높은 봉우리가 남쪽으로 흘러내린 끝에 아름다운 호수를 사이에 둔 숲이 있었읍니다. 그리고 그 숲에는 양이 살고 있었고, 호수에는 거북이가 살고 있었으며, 호숫가 고목나무에는 딱다구리가 살고 있었읍니다.
양과 거북이와 딱다구리는 자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읍니다. 하늘에 빛나는 태양의 이야기며 또 먼 나산에서 울음소리 울려오는 늑대 이야기며 매일 많은 이야기를 하였고, 때로는 즐거운 놀이도 하였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꾼 한 사람이 호숫가에 갔다가 양 발자욱을 발견하고,
"옳지, 됐다. 여기 양이 사는구나."
하면서 길 가에 덫을 놓았읍니다. 덫은 질긴 가죽끈으로 만들어서 지나가는 양의 발에 걸리면 올가미가 홀쳐 꼼짝 못하게 되어 있었읍니다.
그런 일을 모르는 양은 평화스럽게 물 마시러 호숫가에 오다가 덫에 걸렸읍니다. 깜짝 놀란 양은 펄쩍펄쩍 뛰면서 소리 질렀읍니다.
"살려주시오. 내가 덫에 걸렸오."
그 소리를 곧 물속의 거북이가 들었고 딱다구리도 들었업니다. 둘이 모여서 서로 의논하였읍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거북이가 물었읍니다. 딱다구리는 뾰죽한 입을 요리조리 돌리며 눈을 깜박깜박 하면서 궁리를 하더니 천천히 말하였읍니다.
"거북이님, 이렇게 하는 게 좋겠읍니다. 거북이님은 이가 좋으시니까 그 이로 이 가죽 올가미를 힘껏 끊어주십시오. 저는 사냥꾼 집에 달려가서 어떻게든 오지 못하도록 방해를 해 보지요."
세 친구들은 곧 의논이 돼서 거북이는 있는 힘을 다 하여 끈을 물어뜯었읍니다. 이가 빠지고, 피가 나도 쉬지 않고 사냥꾼이 오기 전에 끊으려고 용을 썼읍니다.
딱다구리는 급히 산 넘어 사냥꾼 집으로 달려갔읍니다. 해는 어느덧 서산으로 저물어 가고 있었읍니다. 사냥꾼은 칼을 들고 막 집에서 나오는 중이었읍니다.
'아, 사냥꾼이 우리 양님을 잡으러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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