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와 구미 선산] 구미 금오산의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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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와 구미 선산] 구미 금오산의 불교
  • 계미향
  • 승인 2023.09.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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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순례
구미의 진산인 금오산 정상에서 바라본 약사암 전경. 기암절벽 위에 절을 세웠다. 오른쪽 뒤로 멀리 보이는 산이 도리사가 있는 태조산이다. 구름 밑으로 구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북 구미시 금오산(976m)은 산 전체가 급경사를 이루며 다양한 모양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세를 따라 크고 작은 물줄기와 긴 계곡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또한 불교, 유교, 도교 등의 유서 깊은 문화유적이 금오산 곳곳에 산재해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웅장한 산세는 행정구역상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에 펼쳐져 있다. 그렇다 보니 지역마다 바라보이는 형세가 다르고 따라서 풍수적 해석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구미시에서 바라본 금오산의 풍수는 왕이 배출될 곳이라 하여, 자연스레 구미에서 태어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구미시(龜尾市)는 원래 선산군(善山郡) 구미읍이었으나 박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인연으로 1978년 2월 시로 승격됐다. 이후 전자산업 단지가 조성되며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는 지방의 대표적 산업도시가 됐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금오산을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로 만들기도 했다. 반면 한때 부사가 파견되기도 했고, “조선인재의 반은 영남에 있고 영남인재의 반은 선산에 있다(朝鮮人才半在嶺南, 嶺南人才半在善山)”(이중환, 『택리지』)던 선산은 이제 읍 소재지로 남아 있다. 

구미시의 곳곳에는 낙산리 가야 고분군, 왕건의 후삼국 통일을 둘러싼 영토분쟁지, 선산향교·인동향교·금오서원 등의 유구한 역사 자료는 물론, 풍부한 불교·유교·도교 유적지와 전설이 산재한다. 신라불교의 발상지인 구미시의 불교 유적은 선산의 아도 전설이 남아 있는 전(傳)모례가정과 도리사가 대표적이며, 옥성면 대둔사·무을면 수다사, 선산읍 죽장리 오층석탑·도개면 주륵사지 탑 등이 갖는 유적들의 무게도 만만치 않다. 여기서는 금오산의 불교 유적 중 대표적인 곳을 살펴보고자 한다.

금오산은 해발 1,000m가 채 안 되지만 암벽으로 되어 있어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쉽지 않다. ‘금오산(金烏山)’은 아도화상이 명명했다는 설이 있다. 저녁노을 가운데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산에는 해운사와 도선굴, 암봉 사이에 기묘하게 안착한 약사암과 석조여래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윤곽 뚜렷한 마애여래입상(보물), 선봉사의 대각국사비, 김천시 남면 오봉 쪽의 갈항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이 즐비하다.

금오산에 오르기 전 먼저 구미역 인근의 금강사를 들러볼 만하다. 1952년에 창건된 이곳에는 1701년에 조성된 석조석가여래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이 있는데, 원래 금강산 마하연 법화원에 봉안됐던 것이라 한다. 도심 사찰이면서도 매우 조용하고, 전각의 분위기가 독특하다. 

금오산저수지(금오지)의 오솔길을 걸으며 주차장을 지나면 고려 말의 충신 야은 길재의 충절과 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채미정(採薇亭)이 계곡물 건너에 보인다. 길재는 구미 고아읍에서 태어나 11세에 도리사에서 글을 배워 진사가 됐고, 고려 말 세 명의 충신인 ‘삼은(三隱, 목은 이색·포은 정몽주·야은 길재)’ 중 하나로 꼽힌다. 조선 태종 이방원과 동문수학하던 사이라 이방원은 그를 태상박사로 추천했으나, 길재는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금오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꺾어 먹으며 충절을 지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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