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의 선과 정토] “뿡이다, 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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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뿡이다, 뿡!”
  • 현안 스님
  • 승인 2022.10.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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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이야기(64)]
출처 셔터스톡

소동파(蘇東坡: 소식(蘇軾), 동파는 호)는 11세기 중국 문화의 매우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는 송대(宋代)의 유명한 관리이자 단호한 성격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아버지(소순)는 학자이자 황제의 관리로, 황제는 그의 문학작품에 감탄했습니다. 소동파는 어릴 때부터 도교인 선생님으로부터 지도받았습니다. 그 후 좀 나이가 들었을 때, 어머니가 그를 가르쳤습니다. 그의 양부모는 모두 매우 똑똑하고 교양이 있는 분들인데, 사실 그의 모친이 그를 만들어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가 22세 때 남동생과 함께 조정의 과거를 치렀습니다. 거기서 소동파와 그 남동생은 장원급제를 했습니다. 장원에서 최고 지위에 오른 것입니다. 그렇게 그는 유명해졌습니다. 그는 공직에 올랐고 다채로운 문장으로 수많은 상소를 썼습니다. 아주 영향력이 컸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그는 부패한 상대편을 불쾌하게 만들었습니다. 상대 쪽에선 그의 글이 실은 황제에 대한 비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는 허베이성(河北省)으로 유배당했습니다.

비록 그는 공직엔 있었지만 보수가 없어서, 매우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강가에 오두막을 짓고, 조용히 살았습니다. 그리고 명상합니다. 그 당시 소동파는 처음으로 명상을 배웠고, 그걸 좋아했습니다. 많은 혼란과 정치 생활 속에서 집엔 먹을 게 부족했습니다. 먹여 살려야 할 많은 가족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주변엔 불평하는 이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럴 땐 뭘 하면 좋을까요? 명상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그런 문제에 대응하고 다뤄야 한다면, 자기 자신의 고요함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님들도 그렇습니다. 소동파는 매우 가난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는 판사였는데, 뇌물 등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문헌에 따르면 그에겐 세 명의 아내가 있었다고 합니다. 가난한데도 불구하고 삶을 즐겼나 봅니다. 아무튼 소동파는 명상을 발견했고, 후에 많은 시를 썼습니다. 그의 시는 중국 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 맞은편에 절이 있었는데, 거기 친구 스님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매우 좋은 친구 사이였습니다. 그 스님은 수행하는 선승이었는데, 이름이 불인(佛印) 선사입니다. 부처님의 도장이라는 뜻으로, 그는 전생에 소동파의 도반이었습니다. 예전에 그 스님은 가장 친한 친구가 소동파가 될 것이고, 그가 곤경에 처할 것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 스님은 친구를 보호하고 함께 있기 위해서 친구를 따라갈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소동파를 따랐고, 그를 보호하고, 지켜보기 위해서 가까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둘 다 명상하길 좋아했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소동파의 마지막 아내는 매우 젊었는데, 아주 예뻤습니다. 소동파는 예술가였기 때문에 아름다운 사람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의 젊은 아내는 예쁘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느 날 불인 선사가 방문했습니다. 소동파는 불인 선사에게 내기를 던졌습니다. 소동파는 “난 가진 게 없어서 돈은 못 주네!”라고 했습니다. 선사는 “그럼 내게 젊은 아내로 주면 어떤가?”라고 했습니다. 소동파는 “그건 안되네. 난 그녀가 좋네”라고 답했습니다. 불인 스님은 “그렇다면 그녀 없이 하룻밤만 살아보는 건 어떤가”라고 했습니다. 소동파는 알았다고 하고 선사에게 어린 아내를 주었습니다. 그녀는 하룻밤 동안 불인 스님을 따라 그의 절로 갔습니다. 소동파는 ‘그래 좋아! 자네가 그렇게 허풍을 떨다니. 그럼 내 아내를 데려가 보게’라고 한 겁니다.

이 젊은 아내는 불인 선사의 절에 따라갔습니다. 절에 가서 불인 선사와 같은 방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불인 스님은 그녀를 데려왔습니다. 소동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승이 이런 제안을 진짜 받아들이다니. 믿을 수 없어!’ 그래서 그는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렸습니다. 불인 스님은 배를 저어서 소동파의 젊은 아내와 호수를 건너서 그녀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소동파가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아내가 말하길, “불인 스님이 날 방으로 데려왔는데, 날씨가 추운 겨울밤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석탄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석탄불에다가 솥을 올리고 요리했습니다. 소동파는 “그래서?” 그녀가 말했습니다. “이제 따뜻해졌는데, 스님이 더 따뜻해지도록 다른 것도 가져왔어요.” 소동파는 “그래서?” 아내가 말하길, “스님이 승복을 벗고, 신발도 벗었어요.” 소동파는 “그래서? 그리고 또 뭘 했지?” 아내는 답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분은 세 개의 타오르는 화로 위를 걸어갔어요.”

그리고 소동파는, “아하!” 그는 즉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당신이 선을 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 화로는 소동파의 아내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그는 밤새 3개의 뜨거운 것들 위를 걷고 있다”고 말한 겁니다. “우와하! 그는 내가 성욕이 지나치다고 말하고 있군!” 불인 스님은 매우 상냥하게 “이 소동파야, 너무 과하지 말게나, 알았나? 왜냐하면 각각이 뜨거운 냄비이기 때문이네”라고 말한 겁니다.

출처 셔터스톡

어느 날 소동파가 명상을 하다가, 선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명상을 마치자마자 시를 썼습니다.

계수천중천稽首天中天(하늘들 중 하늘께 내 머리 조아리니)
I lower my head to the god among gods

호광조대천毫光照大千(그분의 터럭광명 사바세계 비추네)
Whose hair light illuminates the Saha World.

팔풍취부동八風吹不動(여덟 바람 불어도 흔들림이 없으니)
But unmoved by the Eight Winds,

단좌자금련端坐紫金蓮(내 단정히 자금빛 연화에 앉았도다)
I sit erect on the purple golden lotus.

이것이 바로 선의 문화적 전통에서 팔풍에 대해 이야기할 때, 소동파의 시를 떠올리게 되는 이유입니다. ‘하늘들 중 하늘께 내 머리 조아리니’란 무슨 의미인가요? 그가 앉아서 선정에 들어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가 무엇을 한 걸까요? 그는 신중의 신인 부처님을 보았습니다. 그는 영감(靈鑑)이 있습니다. 그는 부처님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터럭에서 빛을 발하는 부처님께서 그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영적인 눈을 뜨면 부처의 터럭에서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낱낱의 터럭에서 빛을 발산합니다. 그리고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그의 터럭은 빛을 발하고, 뿜어내고, 발산합니다. 그는 사하 세계를 비추기 위해 빛을 발산합니다. 그분은 우릴 보살피고 있습니다.

그것이 소동파가 구하던 것입니다. 그는 “와!”라고 외쳤습니다. 그는 앉아있고, 눈을 감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빛을 발하고 계신 매우 장엄한 부처님의 앉아계신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소동파가 말한 “단정히 앉았다”입니다. “팔풍에 흔들리지 않고, 금빛 연꽃 위에 있다네.” 소동파는 스스로를 그렇게 보았습니다. 소동파는 이 시를 쓰고 매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하인을 불러서 호수 건너편 친구 불인 스님에게 이 시를 보내라고 했습니다. 불인 선사가 명상을 하고 있는데, 소동포의 하인이 문을 두드리며 시를 보여주었습니다. 불인 스님은 즉시 펜을 들어서 두 글자를 썼습니다. 아무 생각할 것도 없이 즉시 답장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유명한 선 문학입니다. 그래서 불인 스님이 돌려보낸 그 시 위에 뭐라고 쓰여 있었을까요? 두 글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뿡이다, 뿡![fàng pì: 放屁]” 그래서 소동파는 자신의 아름다운 걸작에 “뿡이다, 뿡!”이라고 답한 걸 보자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직접 배를 타고 5분 만에 호수를 건너서 불인 스님의 절에 노크도 않고 문을 박차고 들어갔습니다. “‘뿡이다, 뿡!’이 무슨 뜻인가?!” 그러자 불인 스님은 그를 차분히 바라보며 말합니다. “자네가 움직이지 않는데, ‘뿡이다, 뿡’ 두 단어가 호수를 건너게 만들었군! 그러고선 어떻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할 수 있는가?” 소동파는 또 졌습니다. 이것이 소동파와 불인 스님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늘 경쟁이 있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서로 수행하는 것을 돕는 방법입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도전합니다. 불인 스님이 패배를 인정한 단 한 번만 제외하곤 소동파는 항상 불인 스님에게 졌습니다. 매순간 소동파가 이겼다고 생각했을 때마다, 실은 불인 스님이 승리했습니다.

 

현안(賢安, XianAn)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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