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등無等等, 광주 무등산] 극락강 극락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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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등無等等, 광주 무등산] 극락강 극락땅
  • 이준엽
  • 승인 2024.01.2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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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타부처님이 상주하는 극락고을

 

빛고을 광주

옛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부처님 세계로 여겼다. 골골이 산천에 붙여진 땅 이름 그대로가 부처님 나라의 주소이기도 하다. 호남 최대의 도시 광주도 수많은 부처님 고을이 자리해 있다. 

광주(光州)는 순우리말로 ‘빛고을’이다. 백제 때 노지(奴只)라 했고 신라 때 무진(武珍), 무주(武州)로 불렀다. 무진에서 후백제를 일으킨 견훤은 광주라 부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광주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것은 고려 태조 23년(940), 나라의 모든 군현 이름을 바꾸면서다. 그 후에도 해양-익주-광산 등 목과 현을 거듭하며 지명이 바뀌었다.  

기록에서 다시 광주가 등장한 것은 고려 말 대학자 목은 이색의 「석서정기(石犀亭記)」이다. 이색은 광주천변 석서정에 올라 “빛고을(光之州)은…”이라며 광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물줄기 이야기를 글로 남겼다. 

성리학의 거두인 목은 이색은 당대의 큰스님들과 교류했다. 당시 스님과 사대부들은 송대에 유행한 선(禪)을 통해 시, 서, 화를 교류하며 사회를 선도해 갔다. 특히 목은은 간화선을 수행하고, 정토사상을 바탕으로 부처님 세상을 설파하던 신심 깊은 재가불자였다. 유불일치(儒彿一致)를 주장하며 생활 속에 실천불교를 펴고자 힘썼다. 

목은은 남도의 명찰 백양사를 거쳐 송광사로 가던 길에 광주를 찾았다. 여러 지명 가운데 유독 ‘빛의 고을(光之州)’이라 특정해 기록에 남겼다. 정토세상을 염원하던 신심 깊은 불자에게 무등산 아래 빛고을은 그토록 찾던 서방정토 극락고을이었던 것이다. 

불교에서 빛(光)은 아미타불을 상징한다.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주관하는 아미타불의 또 다른 이름이 무량광(無量光), 또는 무량수(無量壽)다. 본래 아미타불은 산스크리트어 아미타바(Amitabha, 無量光)와 아미타유스(Amitayus, 無量壽)를 소리 나는 대로 음사(音寫)한 것이다. 사찰 전각 가운데 무량광전,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신 부처님 집이다. 다시 말해 빛고을(光州)은 아미타부처님이 상주하는 극락고을이다.

 

 

극락고을 광주

예나 지금이나 광주가 극락고을임을 알려주는 땅이름이 많다. 동, 서, 남, 북 사방이 온통 부처님 이야기로 가득하다. 

먼저 빛고을 동쪽을 보라. 그곳에는 ‘비할 바 없이 높은 산’이 있다. 무등산(無等山)이다. 산 이름 무등은 불교에서 유래했다. 무유등등(無有等等)이라 하여 ‘비할 데 없이 높고, 등급을 매길 수 없다’라는 뜻이다. 가장 높아 견줄 이가 없는 분, 부처님을 뜻한다. 그래서 ‘무등’은 부처님을 상징하며 무등산은 곧 부처님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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