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에 이르려는 이들을 위한 초기경전 수행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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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에 이르려는 이들을 위한 초기경전 수행 가이드
  • 김재호
  • 승인 2020.03.2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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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묵 스님이 25년 수행과 공부를 집약해 밝힌 사성제의 모든 것

사성제에 대한 얕은 이해를 뛰어넘어
고, 집, 멸, 도, 네 가지 진리가 진짜 ‘성(聖)스러워지는’ 순간

사성제 | 일묵 지음 | 552쪽 | 양장본 | 값 25,000원
사성제 | 일묵 지음 | 552쪽 | 양장본 | 값 25,000원

불교 책을 만들어 온 지도 깨나 시간이 흘렀다. 편집자로서 책 만드는 일이 한편으론 공부하는 일이니 불교에 대해서는 ‘초짜’를 넘어 ‘서당개’ 수준은 되리라 자부해 왔다.
어느 날 일묵 스님을 뵙기 위한 출장길에 동행하게 되었다. 이윽고 다다른 붉은 벽돌의 선원. 스님은 어떤 원고를 띄운 노트북을 건네주셨다. 가제는 “연기와 사성제”. 글자 사이로 깜빡이는 커서를 옮겨 가며 원고를 빠르게 훑었다. 200자 원고지로 2,000매는 족히 나올 것 같았다. 책으로 엮으면 500페이지 이상은 나올 터. ‘사성제가 주제인데 이렇게 많은 내용이 나올 수 있나?’ 싶었다.
이후 스님이 넘겨주신 최종 원고를 차근차근 읽다가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몇 줄 개념이 사성제의 모두인양 여겼는지 모를 나에 대한 한심함 때문이다. ‘벽돌 책’이 될 운명을 타고난 이 원고의 뚜껑을 열어보니 실은 ‘대중서’였다는, 게다가 사성제에 담긴 교학과 수행의 양 측면을 이토록 체계적이게 정리할 수 있나 하는 놀라움도 그때 든 생각의 일부이다. 다만 무형의 원고를 물성을 지닌 책으로 만들어 소개해야 할 의무를 가진 나는 다른 걱정이 생겼다. 나처럼 많은 독자들이 분량에 지레 겁먹고 스님의 말씀을 만나지 못하게 될까봐.

이 책은 일묵 스님이 펴낸 아주 오래간만의 신간이자, 사성제를 단독의 주제로 한 대중서라는 데 반갑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분량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원고 분량을 줄여 볼 생각은 안 해 봤는가?’ 변명인지 모르지만 이 책은 초기불교 경전을 중심으로 한 붓다의 가르침,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단순히 사성제에 대한 개념만을 소개하는 등 그 깊이를 조절한다면 얇은 책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이 책은 의미가 없다.
다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사성제의 핵심을 꿰뚫는 체계적인 구성과 대중적인 해설, 적절하고 풍부한 경전 인용으로 사성제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알기 쉽게 풀이했기 때문이다.

사성제는 붓다의 깨달음의 내용이자 첫 설법[初轉法輪]의 주제이다. 붓다의 수행 여정은 물론 제자들을 향한 가르침의 모든 내용이 ‘괴로움과 괴로움의 소멸’을 향해 있었으니 사성제가 얼마나 중요한 가르침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나의 경우처럼 사성제를 단순한 ‘개념’, ‘이론 체계’, ‘사상’으로 여겨온 게 사실이다.
스님은 사성제를 그 어떤 가르침보다 ‘실천적인 가르침’이라 말한다. 그래서 기존의 교리적 차원을 넘어 수행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가능한 한 현학적인 표현을 배제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 사성제에 대한 바른 견해를 자기 삶과 수행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진력한다. 그것이 이 책을 펴낸 동기이자 목적이며, 집필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이 책을 편집하면서 노트 귀퉁이에 이렇게 적었다.
“깨달음의 길이 있다면, 이 책 한 권 읽고 공부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생에 해결될 일이 아닐 정도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깨달음의 길에 비해 이 책 한 권 읽고 공부하는 건 얼마나 쉬운 일인가.
스님의 말처럼 ‘불교는 한마디로 사성제’라 할 수 있다. 사성제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불교를 바르게 이해하는 초석이자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전하는 사성제의 진면모는 많은 이들을 바른 삶과 수행으로 이끄는 방향이자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불교 공부를 하고 있는 많은 불자들은 물론 평소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독자들이라면, 붓다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과 수행의 기준으로 삼고자 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의 완독을 목표로 조금 욕심 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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