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천룡(天龍), 모악의 천년 비바람 타고 노닐었으리 모악산 대원사를 찾아가는 초행길, 고속도로의 속도에 떠밀려 엉겁결에 금산사 나들목으로 내려섰다.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 또한 산을 넘지 못한다던가. 길 또한 산과 물을 넘기 어려워 굽이굽이 산을 돌아 낮은 고개를 찾아 넘는다. 모악산 동쪽, 완주군 구이면에 가닿는다. 모악산(母岳山)은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에 우뚝 솟아있다. 금남호남정맥과 함께 달리던 산줄기가 금남정맥과 갈라져 만덕산(762m)을 넘으면서 그 이름을 호남정맥으로 바꿔 단다. 일제 강점기, 그리고 최근까지도 노령산맥으로 개명되었던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산줄기이기도 하다. 모악산은 이어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조계산(884m) 등 호남 땅 462km를 굽이치는 쟁쟁한 산줄기를 줄줄이 일으 관리자 | 호수 : 350 | 2007-10-05 00:00 인(印)속에 새기는 부처님의 숨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제가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필연이 아니었나 합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쉽게 이루어진 일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잘 할 수 있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상 그 일들을 하고 싶어도 못했지요. 그런데 그 과정들이 결국엔 저를 전각의 길로 이끌게 된 것입니다." 올해 마흔 아홉의 고암(古岩) 정병례 선생. 현재 전각가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림을 그리는 화가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탓에 주위에 있는 분들이 그렇게 되리라 믿었다. 이 방면에 신동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으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그 일들을 할 수가 없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친척이 하던 도장 포를 맡아서 하게 된 것이 인 관리자 | 호수 : 253 | 2007-09-15 00:00 그리운 할머니 '학다리 보살님' 광주에서 목포로 가는 1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나주평야와 영산강을 만나게 됩니다. 나즈막한 산들이 드넓은 나주 들녘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는 정감 넘치는 고장에서 저는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포근한 고향풍경만큼이나 따스한 마음씨를 가지신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대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 먹음직스러운 홍시가 주렁주렁 열리는 감나무가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낡은 기와집, 할머니댁에 가는 날이 정말 기다려졌지요.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에 밤 깊어 가는 줄 모르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댁에 가면 항상 저를 데리고 절에 가주셨는데 당시 자주 가시던 '복암사'라는 절은 백양사 말사로서 규모는 작아도 역사는 꽤 깊은 절이었습니다. 아이 때부터 절에 다녀서인지 복암사에 가는 것이 관리자 | 호수 : 249 | 2007-09-15 00:00 첫 인연, 이야기 법문 나의 고향은 전라도 바닷가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면 용당리. 영산강 건너에는 목포의 유달산이 바라다보이는 가난한 마을이었는데, 우리 마을에서 시오리쯤 걸어가면 아슬아슬한 벼랑 위에 절이 하나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절 이름은 축성암이었는데 나는 대여섯 살적부터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그 절에 가곤 했었다. 어느 해 4월 초파일이었던가, 아니면 칠월 칠석이었던가, 그 구별은 정확히 아니 되지만, 하여튼 그날 밤 그 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날 나는 주지 스님의 말씀에 따라 여러 아이들과 함께 그 절 앞에 있는 색다른 바위 앞에 모여 서게 되었다. 그 바위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 바위가 바로 쌀바위라고 설명하셨다. 전에 있는 사람이 꼭 먹을 관리자 | 호수 : 223 | 2007-09-14 00:00 어름치 행운아 한강에서 살고 있는 민물고기 100종 중에서 가장 귀중한 종을 한 종 골라내라면 일등 단선종은 어름치일 것이다. 러시아의 어류학자 베르크는 서울 부근에서 잉어과에 속하는 어류 한 종을 발견하여 Barbus mylodon Berg라는 학명을 붙였다. 이것이 바로 어름치이다. 그러나 어름치는 신종으로 등록되기 전에 우리의 다산 정약용이 1819년에 펴낸『아언각비(雅言覺非)』라는 책에 처음으로 기록된 종이다. 다산은 어름치의 음을 따서 ‘어름치(於?治)’라고 기록했다. 다산이 어렸을 때 경기도 광주에서 어름치를 본 것이 아닌가 싶다. 베르크가 서울 부근이라고 한 것도 팔당에서 광나루에 이르는 사이가 아닌가 싶다. 어름치는 누치나 참마자에 가까운 종이다. 주둥이가 길고 이랫턱이 윗턱보다 짧아서 입이 주둥이의 관리자 | 호수 : 237 | 2007-09-13 00:00 통일의 강이 되어 흐르소서 부처님, 석가모니부처님. 동방의 순례자들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어 흩어져 싸우며 외로워하는 나라의 순례자들. 여기 도도히 흐르는 갠지스 강변에 발을 적시며 하늘에서 시바 신(神)의 머리를 타고 흘러내린 성스러운 항하(恒河) 강변에 손을 적시며마음속에 맺힌 한(恨)들, 미움들, 사상들, 계급들, 이데올로기들, GNP들, 주가들, 2천년대의 꿈들,낱낱이 다 씻어버립니다. 아주 말끔히 씻어 보내고 있습니다. 빈 마음으로 바라보니갠지스는 끝없는 하나, 하나의 큰 통일, 빛과 자비가 굽이쳐 흐르는 통일, 이 강물 속으로 흘러들어오면 드라비다족도 사라지고, 아리안족도 사라지고, 티벳족도 사라지고, 오직 하나의 사람들, 인도 사람들이 되었지요. 이 강물 속으로 흘러 들어오면 브라만교도 사라지고, 자이나교도 사라지고, 관리자 | 호수 : 207 | 2007-05-23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끝끝
기사 (26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천룡(天龍), 모악의 천년 비바람 타고 노닐었으리 모악산 대원사를 찾아가는 초행길, 고속도로의 속도에 떠밀려 엉겁결에 금산사 나들목으로 내려섰다.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 또한 산을 넘지 못한다던가. 길 또한 산과 물을 넘기 어려워 굽이굽이 산을 돌아 낮은 고개를 찾아 넘는다. 모악산 동쪽, 완주군 구이면에 가닿는다. 모악산(母岳山)은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에 우뚝 솟아있다. 금남호남정맥과 함께 달리던 산줄기가 금남정맥과 갈라져 만덕산(762m)을 넘으면서 그 이름을 호남정맥으로 바꿔 단다. 일제 강점기, 그리고 최근까지도 노령산맥으로 개명되었던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산줄기이기도 하다. 모악산은 이어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조계산(884m) 등 호남 땅 462km를 굽이치는 쟁쟁한 산줄기를 줄줄이 일으 관리자 | 호수 : 350 | 2007-10-05 00:00 인(印)속에 새기는 부처님의 숨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제가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필연이 아니었나 합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쉽게 이루어진 일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잘 할 수 있었던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상 그 일들을 하고 싶어도 못했지요. 그런데 그 과정들이 결국엔 저를 전각의 길로 이끌게 된 것입니다." 올해 마흔 아홉의 고암(古岩) 정병례 선생. 현재 전각가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림을 그리는 화가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탓에 주위에 있는 분들이 그렇게 되리라 믿었다. 이 방면에 신동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으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그 일들을 할 수가 없었다. 군대를 제대하고 친척이 하던 도장 포를 맡아서 하게 된 것이 인 관리자 | 호수 : 253 | 2007-09-15 00:00 그리운 할머니 '학다리 보살님' 광주에서 목포로 가는 1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나주평야와 영산강을 만나게 됩니다. 나즈막한 산들이 드넓은 나주 들녘을 포근히 감싸 안고 있는 정감 넘치는 고장에서 저는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포근한 고향풍경만큼이나 따스한 마음씨를 가지신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대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 먹음직스러운 홍시가 주렁주렁 열리는 감나무가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낡은 기와집, 할머니댁에 가는 날이 정말 기다려졌지요.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에 밤 깊어 가는 줄 모르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댁에 가면 항상 저를 데리고 절에 가주셨는데 당시 자주 가시던 '복암사'라는 절은 백양사 말사로서 규모는 작아도 역사는 꽤 깊은 절이었습니다. 아이 때부터 절에 다녀서인지 복암사에 가는 것이 관리자 | 호수 : 249 | 2007-09-15 00:00 첫 인연, 이야기 법문 나의 고향은 전라도 바닷가 조그마한 마을이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면 용당리. 영산강 건너에는 목포의 유달산이 바라다보이는 가난한 마을이었는데, 우리 마을에서 시오리쯤 걸어가면 아슬아슬한 벼랑 위에 절이 하나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절 이름은 축성암이었는데 나는 대여섯 살적부터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그 절에 가곤 했었다. 어느 해 4월 초파일이었던가, 아니면 칠월 칠석이었던가, 그 구별은 정확히 아니 되지만, 하여튼 그날 밤 그 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날 나는 주지 스님의 말씀에 따라 여러 아이들과 함께 그 절 앞에 있는 색다른 바위 앞에 모여 서게 되었다. 그 바위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 바위가 바로 쌀바위라고 설명하셨다. 전에 있는 사람이 꼭 먹을 관리자 | 호수 : 223 | 2007-09-14 00:00 어름치 행운아 한강에서 살고 있는 민물고기 100종 중에서 가장 귀중한 종을 한 종 골라내라면 일등 단선종은 어름치일 것이다. 러시아의 어류학자 베르크는 서울 부근에서 잉어과에 속하는 어류 한 종을 발견하여 Barbus mylodon Berg라는 학명을 붙였다. 이것이 바로 어름치이다. 그러나 어름치는 신종으로 등록되기 전에 우리의 다산 정약용이 1819년에 펴낸『아언각비(雅言覺非)』라는 책에 처음으로 기록된 종이다. 다산은 어름치의 음을 따서 ‘어름치(於?治)’라고 기록했다. 다산이 어렸을 때 경기도 광주에서 어름치를 본 것이 아닌가 싶다. 베르크가 서울 부근이라고 한 것도 팔당에서 광나루에 이르는 사이가 아닌가 싶다. 어름치는 누치나 참마자에 가까운 종이다. 주둥이가 길고 이랫턱이 윗턱보다 짧아서 입이 주둥이의 관리자 | 호수 : 237 | 2007-09-13 00:00 통일의 강이 되어 흐르소서 부처님, 석가모니부처님. 동방의 순례자들 국토가 남북으로 분단되어 흩어져 싸우며 외로워하는 나라의 순례자들. 여기 도도히 흐르는 갠지스 강변에 발을 적시며 하늘에서 시바 신(神)의 머리를 타고 흘러내린 성스러운 항하(恒河) 강변에 손을 적시며마음속에 맺힌 한(恨)들, 미움들, 사상들, 계급들, 이데올로기들, GNP들, 주가들, 2천년대의 꿈들,낱낱이 다 씻어버립니다. 아주 말끔히 씻어 보내고 있습니다. 빈 마음으로 바라보니갠지스는 끝없는 하나, 하나의 큰 통일, 빛과 자비가 굽이쳐 흐르는 통일, 이 강물 속으로 흘러들어오면 드라비다족도 사라지고, 아리안족도 사라지고, 티벳족도 사라지고, 오직 하나의 사람들, 인도 사람들이 되었지요. 이 강물 속으로 흘러 들어오면 브라만교도 사라지고, 자이나교도 사라지고, 관리자 | 호수 : 207 | 2007-05-23 00:00 처음처음이전이전12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