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共業의 문제, 참선만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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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共業의 문제, 참선만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 송희원
  • 승인 2024.0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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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등無等等, 광주 무등산]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기획실장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기획실장 

광주·전남 지역에서 부처님의 생명존중 사상을 실천하며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단체가 있다. 2008년 4월 19일 창립해 지역사회에서 활발히 불교 NGO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단순히 환경 운동에만 천착하지 않고, 불교가 시민사회 속에 더 뿌리 내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간다. 

단체 사무실이 있는 광주 남구 양림동 나무숲센터에서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기획실장을 만났다. 

“2008년 1월, 우리 지역에 건강한 불교 NGO를 하나 만들어보자 해서 불자 4명이 모여 시작했어요. 광주에는 80년 5월이 있잖아요. YMCA,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등 타 종교가 이곳의 민주주의를 신장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했어요. 광주 지역 첫 불교계 NGO 단체가 되어 세상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문제들을 해결해 보고자 했죠.”

이해모 기획실장은 1988년 원각사 고등부 청년회에서 처음 불교를 만나 이듬해 대학교 불교학생회(대불련)에서 불교 활동을 이어갔다. 그 당시 청년회 활동은 신행을 통한 개인의 수행이 중심이었다면, 대불련 활동은 개인의 수행보다는 사회 참여가 많았다. 개인의 수행인 ‘상구보리(上求菩提)’ 못지않게 사회적 실천인 ‘하화중생(下化衆生)’도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됐다. 

“큰스님들은 산속에서 수행해도 그 에너지와 파장이 사회에까지 미치잖아요. 사회적인 실천을 하기 위해서라도 자신부터 단련시켜야 하죠. 하지만 한반도 평화, 기후위기, 양극화 같은 사회가 안고 있는 공업(共業)의 문제는 개인이 아무리 수행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아요. 참선을 통해서 개인의 안위와 평화만 추구하는 게 아닌,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아픈 이웃들의 손을 맞잡고 기도해 주는 게 불교의 참된 모습이자 역할이 아닐까요.”

불교환경연대는 본부(서울)와 광주전남, 울산, 부산 3개의 지부가 함께한다. 모두 ‘환경 보살의 길을 간다’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지만, 지부마다 방편은 조금씩 다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크게 ‘불교’, ‘환경’, ‘시민사회’ 세 축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단순히 환경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녹색불교아카데미와 녹색불교경전학교 등 부처님을 가르침을 중심으로 환경교육도 전개해 나간다. 또한 ‘국립공원 무등산 지키기’, ‘4대강 정화운동’, ‘노후화된 영광 원전 폐쇄’ 등 지역사회 현안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지역사회의 시민사회 조직과의 연대에도 힘쓴다. 

“부처님 깨달음의 핵심은 연기법이라고 봐요. 따라서 연기적인 삶을 살지 못하면 부처님 가르침의 삶으로 나아갈 수 없죠. 자연이 아프면 내가 아프고, 세상이 아프면 내가 아프고, 이웃이 아프면 내가 아프고. 연기법의 핵심은 나와 이웃과 세상과 자연은 한 생명, 한 몸이란 거죠.”

그래서 지역 공익활동가를 위한 나눔과 회향사업도 활발히 한다. 광주공익활동가 마음챙김·자비의쌀나누기(총 36,025kg 기부), 망월동구묘역 주먹밥나누기, 5·18민중항쟁 오월음악회, 시민사회에 전하는 붓다의떡공양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풍물모임인 간다르바, 환경 정화 활동 모임인 플로깅라이프 등 다양한 소모임으로 회원간 유대관계도 돈독히 해 나간다. 

청소년 40여 명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나무숲센터 탱화 
관음보살님처럼 세상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부처님의 지혜로 실천 방도를 찾자는 의미가 담겼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의 보금자리인 나무숲센터는 회원들이 오랫동안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2020년 2월 전세 계약해 마련한 공간이다. 2층에는 사무실과 공양간, 3층은 청소년환경교육센터 나무숲과 수행교육관 그린담마홀이 있다. 이 공간에서 법회, 교육, 소모임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간다. 재정이 열악한 지역 시민사회단체에는 365일 무료대관도 해준다.

100%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으로 운영되는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현재 500여 명의 회원이 함께 꾸려가고 있다. 상임대표 해청 스님(원효사 주지)을 비롯해, 고문, 이사회, 운영위원, 활동가 등 100여 명의 핵심 인력이 다양한 사업들을 펼쳐 나간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완전한 재정자립을 위해서 올해 300명 회원 증원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교회에서 십일조 하듯이 불자들도 한 달에 일정 금액을 조건 없이 보시하는 게 필요해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공공기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불교계 단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15군데에 기부하고 있어요. 기후위기나 코로나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수입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고 대비하면, 그거야말로 진정한 포교, 전법이지 않을까요?”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주소 : 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450번길 1 나무숲센터
●전화 : 062-223-3623, 010-8298-3623
●후원계좌 : 농협 301-0056-6893-11(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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