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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진짜 이야기하고 있네

 

원제 스님 지음 | 280쪽 | 16,000원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이 책은 올해 출가 13년을 맞은 원제 스님의 글 모음입니다. 스님은 출가하게 된 이유를 들면서, 초기경전을 읽다가 ‘이 사람, 진짜를 이야기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이란 ‘부처님’입니다. 
두 해 전, 제가 우연히 원제 스님 페이스북을 처음 접하고 올려진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어? 이 스님 뭐가 있네’라는 것이었죠. 이 책의 시작은 거기서부터였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스님은 이미 열 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고 합니다. 다만 수행이 먼저다, 공부가 아직 익지 않았다고 판단해서 그 제안을 거절했고요. ‘눈팅’만 하는 조용한 페친이었던 제가 수십 번 망설인 끝에 만나 뵙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을 때는, 스무 번의 안거를 목표로 한 스님의 수행 일정이 정리될 즈음이었습니다. 

김천 수도암으로 오라는 한마디의 답. 벚꽃이 만발하던 날에 수도산, 도(道) 닦는 산에 있는 암자로 내려갔습니다. 해발 1300미터가 넘는 산 중턱에 자리한 수도암. 거기는 아직 겨울이었죠. 소설가를 꿈꾸었다는 스님이 윤대녕과 폴 오스터, 하루키, 은사인 법전 스님과의 일화, 영화와 게임 등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창밖으로 눈발이 펄펄 날렸습니다. 스님과 짧은 산책도 했습니다. 수도암에 사는 사람만 안다는 길. 한 사람 겨우 지날 수 있는 아슬아슬한 비탈길을, 앞서 걷는 이의 발뒤축만 좇는데 어느 순간 산 아래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참 시원했습니다. 스님은 바위 위로 올라와 서보라고 했지만 오금이 저린 나는 조금 무서웠죠. ‘산길을 걸을 때는 일부러 절벽 가까이에 서 본다’는 스님의 글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절에서 저녁 공양까지 하고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스님 말대로 눈은 진작 그쳤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스님은 그동안 쓰신 글들을 메일로 보내주었습니다.    

책이 출간된 뒤 중앙일보에 저자 인터뷰 기사가 났습니다. 스님의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런대로 잘 담겨진 인터뷰였습니다. 여러 댓글 속에 수행자가 무슨 게임이며 세계 일주냐, 스님답지 않다, 옛것을 고수하는 수행이 기삿감이어야 한다는 등의 말이 있었습니다. 종교도 사람이 만든 것이니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등의 말도 있었죠. 

이 책에서 스님이 한 말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살아가기 마련인 듯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아는 것을 끝없이 넓히려 애쓰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아는 것이 오히려 삶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것, 안다고 믿는 것들, 그 바깥에 있는 것은 볼 수 없으니까요. 원제 스님은 이 책에서 선원 생활, 출가 전의 일, 만난 사람들, 책, 영화, 게임 등 자신의 모든 경험을 자유자재하게 이용하며 ‘뭔가’를 이야기해 줍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 책 속에 ‘알고 하는 것과 모르는 것’(125쪽)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과 출가자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무수한 사건 속에서 견디어 갈 뿐이라는 점. 그리고 이 견뎌야만 하는 세상 속에서, 나의 존재함이 선한 영향을 끼치도록 애쓰는 것, 그 애씀이 나도 모르게 이뤄지는 경지로 들어서는 것이라는 목표가 같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김선경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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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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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aire Kim 2019-11-01 14:13:49

    수행이라는 말을 첨 접했을땐 가부좌를 해야하나.. 아직 불교를 잘 모르는데.. 그런식으로 어렵게 생각했으나 스님글을 보면서 깡똥하게 단정하지만 수행이라는 허물없이 재밌는 글속에 점점 걸려들게 됐고 우리의 삶 자체로 이대로 수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ㅎㅎ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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