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은 누가 왜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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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은 누가 왜 만들었을까?
  • 김선경
  • 승인 2017.07.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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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 | 유근자 지음

불상은 누가 왜 만들었을까?
부처님 배 안에 들어있는 복장기록으로 본 조선시대 불교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눈으로 보이는 대상이 있어야 중생들이 믿음을 내기 때문이었다. 불상이 신앙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불상이 완성된 후 점안식點眼式이라는 의식이 이루어져야 한다. 점안식을 하기 전 불상 내부에 사리와 경전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넣게 되는데 이것을 복장腹藏이라 한다. 특히 복장기록에는 불상의 명칭, 조성 연대, 봉안 장소, 불상을 만든 장인, 조성에 참여한 사람과 신분, 조성 배경 등이 자세하게 쓰여 있다. 

그러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처님 복장은 함부로 열 수 없기에, 복장기록 연구와 자료의 집적集積은 매우 귀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10년부터 공동연구원으로 1차 연구의 토대를 쌓고, 2013년부터 본격 연구에 돌입해 나온 결실이다. 조선시대 불상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진 것은 통일신라나 고려시대 불상에 비해 대부분 보존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 사찰에 남아 있는 불상의 대부분이 조선시대 불상이다. 이 불상들이 개금改金과 중수重修를 하면서 발견된 복장기록에는 조성 연도, 불상은 만든 장인(조각승彫刻僧), 불상 조성을 책임진 스님들, 시주자, 시주물의 종류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를 일목요연하게 데이터베이스 화化하고 분석한 이 책은 불상 연구의 기초를 마련한 것은 물론, 문헌 자료에만 한정되어 있던 불교사 연구의 외연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편 시주자와 시주물목 등의 자료에서 종교적 가치뿐 아니라 당대의 문화적 배경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조선의 건국 기조인 억불숭유抑佛崇儒 아래, 조선 초기에는 왕실의 후원이 지속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불교계 자력으로 불사佛事를 진행하면서 승려와 서민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불상 조성의 가장 큰 목적이 망자들의 극락왕생.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현세 이익적인 무병장수와 종교적 깨달음을 기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복 신앙으로서의 불교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역사학자 E. H. 카는 말했다. “사료가 없다면 역사도 없다.” 불교사, 불교미술, 교학, 국어학 등 다양한 인접 분야에 영향을 미칠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는 이제 막 완성된 우리 역사의 작은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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