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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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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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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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잭 캔필드 외 | 역자 공경희 | 정가 15,000원 | 출간일 2017.2.10 | 판형 148*210mm, 332쪽
간호사는 고마워요
저작·역자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낸시 미첼-오티오, 리앤 시먼,공경희 정가 15,000원
출간일 2017-02-10 분야 인문
책정보 판형 148*210mm, 332쪽, ISBN 978-89-98602-38-3 0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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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참 고마운 존재,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당신에게 선사합니다

간호사로 살아가며 우리는 참 다양한 환자와 사연을 만납니다.
‘내 간호사 인생을 풀어놓으면 책 한 권은 그냥 나오겠어!’
하고 한 번쯤 생각해보기도 하지요.
짠. 정말 우리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이 일을 선택했고 계속 해나갈 수 있는지를 새삼 되새기게 해줍니다.
경력이나 나이, 성별, 분야에 상관없이,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의 숙련된 손길과 헌신적인 마음이 어떻게 세상에 온기를 더하는지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아픈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스스로의 삶에서 소중한 의미를 찾는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선사합니다.
저자소개 위로
엮은이 •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낸시 미첼-오티오, 리앤 시먼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은 전 세계 5억 독자가 읽은 ‘닭고기 수프’ 시리즈의 공동 편저자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저술가로,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시리즈를 비롯해 여러 책을 함께 썼다. 낸시 미첼-오티오와 리앤 시먼은 간호사이다. 이 책을 비롯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의 여러 편에 공동 편저자로 참여했다.

옮긴이 • 공경희는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등 다수가 있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가 있다.
목차 위로
프롤로그 이것은 우리 이야기입니다
Part 1 이토록 멋진 일이라면
― 싸우는 간호사
― 똑똑히 보세요, 우리가 뭘 하는지
―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 내일도 내 간호사가 되어줄래요?
― 원칙대로만 해요!
― 영혼을 다독이는 손길
― 그럼 우리 시합해볼까?
― 무뎌지지도 무너지지도 말고
― 환자의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것
― 나이팅게일의 마음
― 나만의 임무를 찾아서
― 나 홀로 병원에
― 오늘도 만나러 갑니다

Part 2 마음의 온도를 지키는 방법
―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 행복은 포근한 강아지
― 우리 병원의 하숙생 아기
― 크리스마스 선물
― 극한 직업의 보상
― 간절히 듣고 싶었던 한 마디
― 생일 축하하오, 그레이스
― 오늘 당장 인생의 달콤함을 맛보세요
― 아나님의 집으로
― 조랑말이 있는 풍경
― 할머니의 컬렉션
― 문신과 장미
― 눈물이 주룩주룩

Part 3 부드럽게 단단하게
― 실습생, 금기를 깨다
― 우리의 대화가 시작된 순간
― 통증을 느껴요, 그리고 싸워요
― 아이의 꿈
― 잘 알지도 못하면서
― 전설의 간호사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조건 없는 사랑을 약속한 날
― 괜찮은 죽음을 향하여
― 그것은 신의 뜻이었을까
― 이번 주말만은 제발
― 웰컴 투 더 헬 . 어떤 태움의 기록

Part 4 봄날의 오프를 좋아하세요?
― 특별한 오렌지 주사법
― 마법의 주문
― 검정 스타킹이여, 안녕
― 오늘의 재앙은 내일의 농담
― 아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버렸어
― 깜짝 놀랄 일
― 레몬 파이의 최후
― 날카로운 첫 주사의 기억
― 제가 먼저 왔는데요
― 당장 가서 소를 데려오라구
― 찾으려면 어디에나 있지
― 전기톱 크레용 토막 사건

Part 5 오늘도 한 뼘 성장합니다
― 하늘에서 온 씨앗
― 다시 찾은 나의 자리
― 46B호실의 엉덩이 씨
― 우리가 처음 손잡았을 때
― 죽음과 존엄
― 마른 우물을 채우는 시간
― 때론 도망치고 싶지만
― 사람의 온기, 간호의 온기
― 어느 간호학생의 다짐
― 밤이 더는 두렵지 않은 이유
― 한바탕 웃음이 지나간 뒤
― 누구나 똑같이 위로받을 자격이 있다
― 한번 간호사는 영원히 간호사
― 이 길이 정말 내 길일까 묻고 싶어질 때

Part 6 어쩌면 매일 찾아오는 기적
― 날아라 자전거
― 세상에서 제일 힘센 칭찬
― 여덟 살 간호사의 탄생
― 눈보라 치는 밤의 출산
― 기적이 아니라, 치유를 믿습니다
― 천사가 필요해
― 영창에서 온 영웅들
― 로리의 소원
― 수술방이 비어 있다니!
― 간호는 사랑
상세소개 위로
당신은 왜 간호사가 되었나요?
내내 잊히지 않는 순간이 있나요?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병원에 갔을 때 가장 가까이서, 의료의 가장 일선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보살피는 이들, 바로 간호사입니다. 아픈 이들을 진심으로 돌보고, 생사의 문턱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고된 업무 가운데서도 하루하루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들이죠. 그러니 간호사들 저마다가 간직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명의 신비와 존엄을 되새긴 순간, 소신을 가지고 간호하며 기꺼이 싸우는 용기, 환자의 생활 속으로 뛰어드는 방문 간호의 현장, 환자 가족의 아픔까지 보듬는 연민, 마음과 마음을 잇는 사소하고도 극적인 사건들, 죽음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 문득 크고 작은 기적과 마주한 날….
간호사가 쓴, 간호사를 위한, 간호사의 특별한 힐링 도서. 『간호사는 고마워요』에는 간호 분야 종사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바를 쓴 글을 비롯해 간호사와의 특별한 기억을 간직한 이들이 보내온 글까지 더해,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74편이 담겼습니다. 간호의 현장에서 수없이 만나는 좌절과 희망, 소망과 치유, 눈물과 웃음이 담긴 풍성한 이야기의 식탁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책을 펼쳐 찬찬히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왜 우리가 이 일을 선택했고 또 계속 해나갈 수 있는지 새삼 되새기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간호학생들의 이야기는 순수한 열정을 돌아보게 하고, 신규 간호사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하는 이 일에서 처음 의미를 찾은 순간을 일깨웁니다. 연륜이 묻어나는 고참 간호사들의 이야기에서는 도리어 앞날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죠. 경력이나 나이, 성별, 분야에 상관없이 간호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우리의 전문적인 태도와 뜨거운 마음이 어떻게 세상에 온기를 더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간호사를 위한 영혼의 닭고기 수프”
전 세계 간호사들이 보내온 마음의 조각들

전 세계 5억 명이 넘는 독자가 읽은 베스트셀러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를 아시나요? 이 시리즈 가운데서도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타이틀이 바로 ‘간호사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Nurse’s Soul)’입니다. 전 세계 수많은 간호사들이 함께 읽고 공감을 나눠온 이 책이 드디어 『간호사는 고마워요』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되어 독자들을 찾아옵니다.
원서에 수록된 70편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나라 간호사 4명의 이야기가 새롭게 쓰여 함께 수록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일하는 간호사, 여전히 진로를 고민하는 남자 간호사, 보건소에서 일하는 방문 간호사의 글과 더불어 ‘태움’에 관한 생생한 회고를 담은 글까지. 간호의 정신에는 국경도 시차도 없다고 믿지만, 좀 더 생생한 지금 여기의 간호사들 이야기를 만나는 즐거움도 누려보세요.

“저는 간호사예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간호사는 필요 없소. 우리가 필요한 건 의사요!” 차장이 쏘아붙였다. 지나는 사람들도 다 들을 만큼 큰 목소리로. 얼굴이 달아오르는 속도보다 더 빨리 부아가 치밀었다. 아드레날린이 치솟은 간호사를 누가 말리랴. (20쪽)

“도대체 언제 이제 그만 하자는 말을 하려는 거죠? 이제 아이를 보내줄 때도 됐잖아요?” 이런 말을 하다니. 나 자신도 믿기지 않았다. 나는 평소에 ‘결코 생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었지만, 영혼 깊은 곳에서는 누군가가 이 아이의 죽을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115쪽)

말로만 듣던 ‘태움’이 내게도 왔다. 나를 향한 그녀의 사랑은 날로 깊어갔다. (…) 어느 날, 그 선배가 신경외과 전임간호사 자리에 가고 싶어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순간 내 속의 작은 악마가 발동을 걸었다. ‘그 선배가 가고 싶어 한다고? 그럼 나도 지원해야지. 그 선배 못 가게 내가 뺏을 거야.’ (185쪽)

한동안 꼼짝 않고 서 있더니 그 건장한 사내가 바닥에 푹 쓰러졌다. 맙소사, 내가 이 사람을 죽였나봐. 처음 주사를 놨는데 환자가 죽다니! 응급실을 뛰쳐나가 깊은 산속으로 달아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215쪽)

간호사에게 고맙습니다
간호사라서 고맙습니다
세상 모든 간호사를 위한 ‘우리 이야기’

전문적 간호로 헌신의 마음으로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엄청난 업무량과 낮밤이 바뀌는 3교대, 고된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체력과 마음이 소진되는 ‘극한 직업’이기도 합니다. 강도 높은 업무와 긴장이 요구되지만 인력 부족으로 소위 ‘태움’이라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문화의 병폐에 시달리고, 쏟는 에너지와 감정에 비해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가 낮아 자존감에 상처도 받습니다.
하지만, 아시죠? 세상은 언제나 여러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아픈 사람을 위해 헌신하기 위해, 간호사 자신을 위한 응원과 위로가 먼저 필요합니다. 이때 이야기는 무척 힘이 셉니다. 『간호사는 고마워요』는 간호사들이 쓴 이야기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힘을 북돋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주위에 고마운 동료, 선후배,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앞으로도 간호사로 살아가는 데 때때로 필요한 작은 용기와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간호사 여러분이 타인에게 기꺼이 내어준 보살핌과 사랑이 이 책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여겨도 좋겠습니다.
간호사뿐 아니라 간호사와 함께 일하고, 간호사의 손길에 감사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이 책은 생명의 소중함, 동행의 기쁨, 타인에 대한 고마움을 일깨우는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 추천의 글

나라와 언어가 다르다고 해도 ‘간호사’라는 단어로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만의 스토리가 있다. 간호사는 누구보다 가까이서 환자를 치료하는 이들이지만, 사실 마음의 위안이 꼭 필요한 극한 직업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직접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책은 많이 없었다. 열심히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간호사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책이 나와서 무척 반갑다. 우리만을 위한 ‘힐링 도서’가 생겼다는 것도 기쁘다. 같이 울고 웃고 공감하며 책을 덮을 때쯤 어느새 좀 더 강하고 따뜻한 간호사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리연 · 간호사, 『간호사라서 다행이야』 저자)

내 곁에서 일하는 간호사들 덕에 나는 좋은 의사란 간호사와 환자, 환자의 가족들에게 기꺼이 비판받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예리한 충고가 나 자신을 비춰 보는 거울이 녹슬지 않도록 해준다. 나를 지금의 모습으로 훈련시켜준 간호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버니 시겔 · 암 전문의, 『사랑+의술=기적』 저자)

이 책을 읽으며 간호사임이 자랑스러웠다. 지난 경험을 돌이켜보며 눈물 흘리면서 때때로 웃음을 터뜨렸다. 사람을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해준다.
(지니 에일라 · 간호사)
책속으로 위로
“알리슨 아줌마?”
나는 아이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다시 손을 잡았다.
“어른이 되면 아줌마처럼 되고 싶어요.”
“그럼, 네가 크면 훌륭한 간호사가 될 거야. 분명히 그럴 거야.”
“아뇨. 내가 되고 싶은 건 천사예요. 저는 천사가 될 거예요.”
-152쪽, ‘아이의 꿈’ 중에서

그가 들어오자 병동이 크게 술렁였다. 간호사들은 서로 곁눈질하기 바빴다. 휘둥그레져서 헤매던 눈들이 하나둘 수간호사인 보니에게로 몰렸다. ‘으윽, 제발 이 더러운 노숙자를 나한테 맡기지 말아주세요. 도저히 씻길 자신이 없다고요….’ 무언의 애원이 담긴 눈빛이었다.
“이 환자는 내가 맡을게.” 수간호사가 할 만한 업무는 아니지만, 못 할 것도 없다. 다들 기피하는 일,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야말로 팀장의 일이 아니던가. (…) 그는 어렵사리 미소를 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 오랫동안 아무도 내 몸에 손대지 않았어요. 고마워요…. 저는 벌써 낫고 있어요.”
그는 턱까지 덜덜 떨고 있었다. 그 떨림이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는 듯했다.
-35쪽, ‘영혼을 다독이는 손길’ 중에서

환자들에게 쓸 수 있는 약이 있어 참 감사하다. 의학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살아 참 감사하다. 하지만 영혼과 영혼이 잇닿고, 말없이도 소통할 수 있는 순간이 가장 감사하게 다가온다. 내가 환자 가족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사랑하는 이와 마지막 기억을 나눌 수 있도록 마음을 쓰는 일밖에 없으므로.
-47쪽, ‘환자의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것’ 중에서

“나 요즘 다리 운동 선상님이 알려준 대로 매일 하고 있어. 다리가 굵어졌지?” 할머니가 비쩍 마른 종아리를 보여주신다. “네, 어르신! 엄청 튼튼해지셨어요. 운동 계속하셔서 지팡이 짚고 할아버지랑 가고 싶은 곳 맘대로 다니셔야죠.” 그러자 할머니가 활짝 웃으신다.
방문을 끝내고 내가 일어서면 할머니는 엉덩이를 끄는 대신 힘들어도 당신 다리로 애써 일어나 배웅해주신다. 어느덧 행태 변화가 온 것이다. 물론 할머니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항상 시간에 쫓기지만 그래도 나는 늘 할머니의 배웅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드린다. 그것이 할머니가 나에게 주시는 감사의 표현임을 알기 때문이다.
-66쪽, ‘오늘도 만나러 갑니다’ 중에서

“존, 당신은 요양원 114호실에 살고 있어요.” 그러다 결국 그만두었다. 존의 초점 없는 눈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존에게 보이는 현실이 내 눈에 보이는 현실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그는 조랑말과 함께 푸른 초원에 서 있었다. 나는 그를 요양원 시설의 답답한 벽 안으로 되돌아오게 하려 애쓰고 있었고. 나는 존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그러게요, 목초지 저쪽 끝에 조랑말을 데려다 놔야 딱 좋을 것 같네요.” 존은 내 대답에 빙그레 웃고서는 계속 복도를 걸어 다녔다.
-119쪽, ‘조랑말이 있는 풍경’ 중에서

“오늘 마지막 날이네요. 너무 축하해요. 이렇게 치료를 다 끝내기 힘든데 너무 자랑스러워요.” (…) 꾹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엉엉 울어버렸다. 너무 행복하고 기분이 좋은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 건 왜일까. ‘최대한 늦게 다시 만났으면… 아니, 이제 다 괜찮아져서 항암 센터에서 다시 만나지 않게 되면 좋겠다.’
가끔씩 이렇게 애착이 가는 환자들이 있다. 그런 환자들을 간호하고 그들이 치유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에서 내 직업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 이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어 계속 간호사 생활을 하는 게 아닐까. 이런 경험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 다음 환자에게도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는 간호사로 성장하길 소망한다.
-129쪽, ‘눈물이 주룩주룩’ 중에서

발이 쭉 미끄러져서 쿵 소리를 내며 벌러덩 넘어졌고 머리를 쾅 찧었다. 아야! 별이 보이는 와중에도 몸을 뒤척여 환자를 찾았다. 환자는 일어나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꽈당! (…) 한참 걸려서야 알아들었다. 이게 좋은 소식이야, 나쁜 소식이야? 담배 때문에 누렇게 변색된 침과 똥물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오늘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환자가 무사한 것을 알자 이 상황이 굉장히 웃기다고 느꼈다. 둘 다 깔깔 웃었다. 교훈 하나. 인생의 커브볼 더하기 시간은 유머다. 나중에 생각하고 웃을 수 있는 일이라면, 오래 끌지 말자. 미리 웃자.
-206쪽, ‘오늘의 재앙은 내일의 농담’ 중에서

카밀의 아빠를 생각했다. 옆방에서는 한 아버지가 담요에 싸인 채 미동조차 없는 딸을 안고 있다. 다른 아기를 재운 후, 다시 유족실로 갔다. 잠시 그의 곁에 앉아 아버지 대 아버지로 대화를 나눴다. 처음 카밀을 봤을 때 내가 받은 인상을 말해주었다. “힘들어 보였지만 발길질을 하더군요. 카밀은 끝까지 싸웠어요.”
“배 속에서부터 쭉 그랬어요. 카밀은 항상 발길질을 했지요.” 그는 슬프면서도 대견해하는 미소를 지었다.
-233쪽, ‘하늘에서 온 씨앗’ 중에서

그날 나는 극단적인 두 감정을 경험했다. 경이와 절망, 삶과 죽음, 기쁨과 고통, 숨 막히는 아름다움과 깊은 슬픔. 부활절 해맞이로 충만해진 마음이 있었기에 어린 생명의 죽음이 가져다준 슬픔을 견딜 수 있었다. 간호사든 의사든, 아픔과 고통을 다루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먼저 보살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다. 빈 우물에서는 물을 길어 남에게 줄 수 없다. 우리에게는 우물이 마르지 않도록 그것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자기만의 ‘프리티 플레이스’를 찾는 시간 말이다.
-251쪽, ‘마른 우물을 채우는 시간’ 중에서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이어진 처치에 흉부외과 팀을 비롯한 간호사들 모두 녹초가 되었다. 퇴근할 힘도 없었다. 겨우 집에 들어갔을 때, 잠시 함께 지내고 있던 사촌 형이 자고 있다가 깼다. 나는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어휴…, 힘들어 죽겠다.”
엄살을 피우려던 것은 아니지만, 공감해주는 한마디가 듣고 싶었다.
“야, 겨우 혈압 재고 주사 좀 놓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드냐? 요즘 취업난인데 그만한 직장이면 괜찮지, 뭘 그래?”
할 말이 없었다. 더 빠질 것도 없던 기운이 바닥 나버렸다.
-285쪽, ‘이 길이 정말 내 길일까 묻고 싶어질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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