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역사: 사찰로 온 헤라클레스] 사천왕과 금강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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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역사: 사찰로 온 헤라클레스] 사천왕과 금강역사
  • 심영신
  • 승인 2023.10.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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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의 수호신, 금강역사와 사천왕
[도판 1] 간다라 불전도의 금강역사, 2~3세기, 간다라, 영국박물관 

불법(佛法) 수호하고 붓다 호위하는 천신

욕망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고통받는 우리는 가끔 고요한 마음의 평화를 누리기도 한다. 이전에 쌓은 선업의 결과인 것이다. 이런 우리의 마음 상태는 욕계, 색계, 무색계라는 불교의 세계로 표현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세계란 결국 마음(의 수행)으로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욕계는 욕망이 지배하는 곳이자 그러한 마음 상태, 색계는 형상을 대상으로 얻게 된 세계 혹은 그 마음의 경지, 무색계는 형상 없음으로 얻게 된 세계 혹은 그 마음의 경지를 말한다. 불도는 당연히 이 삼계를 벗어난 경지에 있다. 불교의 모든 존상은 결국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 즉 궁극적으로 불도를 이루는 데 도움 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 인간을 포함해 육도를 윤회하는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천(天)은 모두 욕계의 중생들이다. 사천왕은 육도의 최상위에 해당하는 천의 존재다. 천은 다시 여섯으로 나뉘는데 사천왕천은 그중 가장 아래, 불교 우주의 중심에 있는 수미산 중턱 동서남북에 위치한다. 

사천왕은 각 역할에 따라 동방천왕은 지국천(持國天), 서방천왕은 광목천(廣目天), 남방천왕은 증장천(增長天), 북방천왕은 다문천(多聞天)의 이름을 가진다. 동서남북 네 방위를 수호하는 천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생들의 선악을 살피는 신들이다. 원래 인도 고유의 토착신이었으나 불교 안으로 들어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천신이 됐다.

금강역사는 그 기원이 분명하지 않다. 금강역사의 모습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석가모니 일생의 중요한 장면을 표현한 미술인 불전도(佛傳圖)인데 주로 간다라에서 나타난다. 사자 가죽을 쓰고 곤봉을 든 모습으로도 표현돼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에서 기원한다고 보는 의견이 강력하다[도판 1]. 금강역사의 모습이 간다라와 달리 인도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결국 그리스 신화의 기원과 관련된다. 

 

이외에 구불구불한 곱슬머리에 하의를 두르고 장신구 없이 한 손에 몽둥이 혹은 금강저를 들고 있는 모습도 있다. 녹야원에서 첫 설법을 하는 붓다의 우측 뒤에 보이는 금강역사가 그러한 예이다[도판 2]. 금강역사는 붓다를 호위하는 역할을 하는데 간다라 불전도에서 보듯 늘 붓다의 지척에 함께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불경에서는 법에 맞지 않는 행위를 저지르는 자들을 타파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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