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슈 있수다] 국회, 차별금지법 외면할까
상태바
[불교 이슈 있수다] 국회, 차별금지법 외면할까
  • 최호승
  • 승인 2021.09.17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 이슈 있수다]

불광미디어는 불교 뉴스레터 ‘이슈 있수다’에서 매주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이번 주 이슈
1. 심사 연기된 차별금지법
2. 금강산 순례길 복원 의미와 가능성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불교네트워크 차별금지법 촉구
차별금지법과 불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30km 오체투지를 회향한 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9월 1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30km 오체투지를 회향한 사회노동위원회가 지난 9월 1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9월 14일 차별금지법 제정 불교네트워크가 줌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어요. 이번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불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거예요. 불교네트워크는 “모든 사람에게는 불성이 있고 부처님처럼 존귀하며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주장했어요.

무슨 일이야?
지난 9월 8일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의 심사 기간을 연장한다고 통지했어요. ‘국회법’에 따라 국회에 회부된 국민동의청원은 90일 이내 심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특별한 사유로 9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60일 안에 한 차례 심사 기간 연장이 가능해요. 그러자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성명을 내고 제정을 재촉구했고요, 불교네트워크도 같은 취지로 기자회견을 연 거예요. 차별금지법의 필요성과 시급함을 강조한 점은 같은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부처님 가르침을 강조하고 선언을 한 점인데요, 요약하자면 이래요.

“『숫타니파타』의 가르침대로 날 때부터 천한 사람이나 귀한 사람은 없으며, 말하고 행동하는 바에 따라 천하게도 되고 귀하게 된다.”
“어떤 자리에서든 누구에게나 차별의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다. 갑의 자리에서는 권력을 포기하고 을을 자비로 섬기고, 을의 자리에서는 부당한 차별과 권력에 저항한다.”

차별금지법이 뭐야?
뜨거운 감자인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은 모든 인간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존엄과 평등을 인정받는 게 목적이에요. 법안에도 성별, 장애, 병, 나이, 인종, 피부색 등 신체적 조건이나 정치적 의견,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 등 이유로 고용, 교육, 행정서비스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14년 묵은 법안이라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노무현 정부 시절 2007년 처음 발의됐어요. 14년이 흘렀고, 올해가 15년째에요. 그동안 17대, 18대, 19대 국회를 거치면서 6번이 발의됐는데 모두 회기 만료 또는 자진 철회로 폐기됐어요. 20대 국회에서는 법안 발의가 안 됐고요. 21대 국회에는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과 이상민·박주민·권인숙 의원이 대표발의 한 평등법안까지 총 4개 법안이 올라가 있어요.

그런데 왜 다시 차별금지법을 주장해?
차별 관련 사건들이 몇 차례 일어나면서 입법 요구가 늘었어요. 지난 3월엔 트렌스젠더라는 이유로 강제 전역을 당한 고(故) 변희수 하사가 숨졌고, 5월에는 한 여성이 동아제약 채용면접을 받은 차별 피해를 공론화하면서 여론이 다시 생겼어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6월 14일 10만 명 동의를 얻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거예요. 국회가 심사 기간을 연장하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는 단체들이 제정 촉구를 다시 요구하는 상황이고요.

그랬구나… 분위기는 어때?
찬반 여론이 있어요. 일부 개신교계에서 동성애와 선교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내고 있어요. 불교계는 모든 생명이 평등하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증오와 혐오 없는 사회를 위해,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에요. 앞서 기자회견을 한 불교네트워크에 동참하고 있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도 지속적으로 활동해왔고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0일까지 10일간 30km를 오체투지하면서 차별금지 제정을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어요. 지난 9월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차 회의록을 보면 여야 의원들은 국민의 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명 ‘윤석열 고발 사주’ 갑론을박에 집중하는 모양새에요.

두 번째 이슈 있수다 | 민추본·고성군 금강산 순례길 복원 협약
건봉사~민통선 내 폐사지 조제암~금강산 유점사

민통선 내 조제암 터 답사를 하고 있는 관계자들. 민추본 제공.
민통선 내 조제암 터 답사를 하고 있는 관계자들. 민추본 제공.

9월 14일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월우 스님, 이하 민추본)와 고성군(군수 함명준)이 ‘금강산 순례길 복원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어요. 순례길 복원으로 한반도 평화정착 및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취지에요.

업무협약 내용이 뭐야?
민추본과 고성군이 옛 스님들의 발자취가 새겨진 금강산 순례길을 발굴하고 복원한다는 거예요. 민통선(비무장지대 남방 한계선으로부터 남쪽으로 5~20km의 거리를 동서로 잇는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안에 있는 폐사지를 조사하고 발굴 그리고 복원하는 계획도 있어요. 남북을 잇는 새로운 협력 사업 모델이자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의 토대라는 기대도 나와요.

금강산 순례길이 어디야?
고성 건봉사에서 민통선 내 폐사지인 조제암을 거쳐 금강산 유점사에 이르는 길이에요. 고성군 내 최북단 사찰인 조제암은 건봉사에서 약 10km 거리에 있어요. 민추본은 6월 7일 고성군과 건봉사, 불교문화재연구소, 동국대북한학연구소 관계자들과 답사팀을 구성해 명파리 이장의 인솔에 따라 조제암 터 현장답사를 다녀왔어요. 민추본 말에 따르면 금강산 발연사(유점사의 말사)를 가던 진표 율사가 들렀던 곳이라는 문헌 기록이 있고요. 진표 율사가 772년(신라 혜공왕 8년) 관음암으로 창건한 뒤 1358년(고려 공민왕 1년) 나옹 선사가 중건했고, 조선 시대엔 조제암으로 불렸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고 해요. 조제암은 북한 금강산의 유점사와 거리상 가깝다고 하네요.

복원이 가능해? 무슨 의미가 있는데?
건봉사와 조제암, 유점사 그리고 신계사 등 금강산 권역 사찰간 순례길은 남북 분단 이후 민통선을 기준으로 갈라진 게 사실이에요. 현재 남북교류가 거의 없는 상황에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 고성 건봉사와 고성군을 주축으로 민통선 구역의 조제암 발굴과 복원과 순례길 복원을 먼저 한다는 거예요. 추후 남북관계가 해소될 경우 유점사와 신계사 등 북측 사찰로 이어지는 순례길로 확대한다는 거죠. 남한부터 옛길을 이어 복원하고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금강산까지 길을 잇겠다는 건데요, 남과 북을 잇는 옛길 복원이 중장기적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와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 계획은 있어?
민추본은 금강산 순례길 복원을 위한 문헌 조사와 연구를 위해 학술세미나를 준비 중이에요. 불교문화재연구소,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DMZ연구센터 등이 기초 조사 및 연구를 진행했고, 10월 1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에요. 주제는 ‘금강산 옛길 및 조제암의 복원가치와 남북교류 활용방안’이고요. 중장기 학술 연구계획도 세우고 있고, 고성 외 남북접경지역 여러 지자체와 협력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에요.

이번 주 ‘이슈 있수다’의 뉴스 큐레이션 수다는 여기까지입니다. 코로나19 조심하시고 가족 그리고 친지들과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시고, 다음 수다를 기다려주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