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에 대해 말할 때 말하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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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에 대해 말할 때 말하고 싶은 것!
  • 불광미디어
  • 승인 2023.11.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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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로 읽는 선불교의 역사와 변천사


에세이 선종사

고대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이르기까지 불교와 선종의 장대한 사상 전개

 
보경 지음|504쪽|양장|30,000원

 

‘선은 어렵다.’

선 수행하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입니다.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 하여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 길을 강조하는 게 선이다 보니, 수행 중에 의문이 들어도 마땅히 답을 구할 데가 없는 까닭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보경 스님 역시 그랬답니다. 보경 스님이 선방에 다니던 때는 ‘입을 열면 그르친다’는 말이 강령처럼 받들어지던 시절이어서 질문을 던지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시절을 겪어 내면서, 보경 스님은 훗날 선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을 한 권 써 보고 싶다는 염원을 세웠습니다. 어느새 40여 년의 세월이 흘러, 그간의 독서와 수행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책이 바로 『에세이 선종사』입니다.

그동안 선불교의 역사를 다룬 책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에세이 선종사』에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두 가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내용상으로 인도불교에서 시작해 중국불교를 거쳐 한국불교를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알다시피 선불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중국인의 문화와 가치관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선’이라고 하면 중국불교만을 염두에 두기 쉽지만, 보경 스님의 관점은 다릅니다. 불교란 무엇인지, 어떤 역사적 흐름 속에서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졌는지, 그것을 중국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알아야 중국불교를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중국의 문화·정치·사유체계를 두루 알아야 선불교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 변화과정을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베다와 우파니샤드 같은 인도의 고대사상은 물론 중국의 역사 및 유교와 도교 등을 주의 깊게 살핍니다.

둘째, 학술서에 가까운 다른 역사서에 비해 이 책은 부드러운 에세이 형식으로 쓰였다는 점입니다. 고양이 3연작(『어느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고양이를 읽는 시간』 『고양이가 주는 행복 기쁘게 유쾌하게』)으로 불교계 최고의 에세이스트라는 찬사를 받은 작가답게, 보경 스님은 쉽고 편안한 글쓰기로 독자를 선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선 혹은 불교를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구성으로, 이와 같은 형식으로 책을 쓴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누구나 쉽고 바르게 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결국 선의 목적은 깨달음에 있습니다. 또한 깨달음은 말이 아닌 행위(수행)로써 얻어지는 것이니 실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말과 글이 아주 무소용한 것은 아닙니다. 선이란 무엇인지, 왜 선을 닦아야 하는지,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이해하고 실참에 들어간다면 수행 중에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선의 심연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안목이 생길 것입니다.

“만약 책 한 권으로 불교와 선종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 가능할 수만 있다면 불교와 선종의 공부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좋은 일이기도 하고, 이는 나의 오랜 갈망이기도 하다.”

보경 스님의 바람처럼, 이 책을 벗 삼아 많은 불자가 각자의 수행과 공부를 더욱 예리하게 탁마해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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