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정말 모든 게 끝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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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정말 모든 게 끝나는 것일까요?
  • 김소영
  • 승인 2020.07.0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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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드마쌈바와 지음 | 중암 선혜 역주 | 592쪽(양장) | 25,000원

 

돈이 있으면 젊음과 건강, 심지어 시간까지도 살 수 있는 시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태초부터 지금까지,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그 어떤 대가를 지불하든 절대 피할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그래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죽음 이후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죽음 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지,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라면 그 세계는 어떤 곳일지 등등. 이에 대한 내용은 이런저런 신화나 설화, 그리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불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중에서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손꼽히는 것이 『티베트 사자의 서』입니다. 티베트에 불교를 전한 인물이자 ‘제2의 붓다’라고까지 불리는 인물인 빠드마쌈바와가 사후 세계를 보고 돌아와서 죽음과 그 이후에 맞닥뜨리게 되는 과정에 대해 기록한 책입니다. 이 책이 처음 서양에 소개되었을 때는 죽은 후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 49일간 이어지는 유랑과 윤회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점 때문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심리학자 칼 융은 『티베트 사자의 서』를 “가장 차원 높은 정신의 과학”이라고 극찬하며 이에 대한 장문의 해설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티베트 사자의 서』는 사후 세계를 묘사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닙니다. 사후 세계를 묘사하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바르도(‘사이’라는 뜻. 여기서는 '죽음 이후 다시 태어나기 전'의 사이를 가리킴)에서 유랑하는 중에 만나는 이런저런 상황에 휩쓸려서 다시 윤회에 빠지지 않도록, 그래서 해탈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알려주는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죽은 자가 생시에 닦고 익혔던 가르침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각각의 근기에 알맞은 구체적인 해탈의 방법을 차례대로 알려주기 때문에 티베트불교의 수행법을 담은 수행 지침서이자 수행자와 불자가 최후의 순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앞둔 이에게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절망감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대신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 살아 있는 이에게는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 윤회가 함께 존재하는 자신의 참 모습을 일깨워줘서 삶의 모든 순간을 더욱 중요하게 꾸려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이번에 출간된 『개정 완역 티베트 사자의 서』는 국내에 출간된 관련 도서 중 티베트어 원전을 완역한 최초의 책인 『완역 티베트 사자의 서』(정우서적)의 개정판 도서입니다.(아직까지도 티베트어 원전을 완역한 유일한 책이기도 합니다) 티베트에 세 가지 판본으로 전해지는 원전을 모두 비교, 대조하여 원문 자체에 있는 내용 상의 오류와 오탈자 등을 바로 잡고, 번역어와 그 의미, 티베트불교 수행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각주를 달아 본문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내용들까지 함께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책의 내용을 그대로 출간한 것은 아닙니다. 이전 책에서 놓친 오류를 바로잡고 미진했던 부분은 보완하면서 판형과 서체 등을 바꿔 가독성과 심미성을 높여 책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원전을 조사해서 번역하고, 방대한 각주로 상세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을 번역한 중암 스님이 티베트불교에 정통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중암 스님은 1991년 남인도의 간댄사원 등지에서 티베트 불교를 배운 뒤, 현재는 빠드마쌈바와가 성불한 곳이라고 하는 네팔 양라쉬에 머물며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있습니다. 중암 스님의 치열한 수행에서 비롯된 경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체험이 그대로 녹아 있는 이 책은, 『티베트 사자의 서』를 완벽하게 옮긴 ‘가장 충실한 번역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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